미혼남성 62%·여성 47% “출산 의향 있다” 긍정 인식 높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일 14시 19분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추계 웨덱스 웨딩 박람회에서 예비 부부들이 전시된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5.7.6 뉴스1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추계 웨덱스 웨딩 박람회에서 예비 부부들이 전시된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5.7.6 뉴스1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 씨(26)는 4년째 만나는 남자 친구와 최근 결혼 관련 대화가 부쩍 늘었다. 김 씨는 “대학원생인 남자 친구가 취업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결혼할 생각”이라며 “자녀도 2명은 낳고 싶은데 맞벌이하며 아이를 돌보는 문제가 걱정”이라고 했다.

미혼 남녀의 결혼과 출산 의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일·가정 양립 지원 등 저출산 대책이 젊은 층의 인식 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2년간의 출산율 반등을 이어가려면 일자리, 주거 등 결혼과 출산 문턱을 높이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결혼·출산’보다 ‘직업·연애·돈’ 우선

1일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제3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남성의 60.8%, 미혼 여성의 47.6%는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포인트, 3.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출산 의향이 있다’는 미혼 남성(62.0%)과 미혼 여성(42.6%)도 모두 늘었다. 협의회는 지난해 9월 전국 20∼44세 남녀 2050명을 설문 조사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 의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젊은 층에선 여전히 결혼과 출산에 대해선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결혼은 혜택보다 부담’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은 미혼 여성 58.0%, 미혼 남성 54.7%로 절반이 넘었다.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로 미혼 남성은 ‘결혼 생활의 비용 부담’(24.5%)을, 미혼 여성은 ‘기대치에 맞는 사람 부재’(18.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미혼 남성은 ‘경제적 부담’(37.4%)을, 미혼 여성은 ‘자녀 행복 우려’(24.0%)를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성취감 있는 삶을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는 ‘직업이나 경력을 갖는 것’이라는 응답이 8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정성 있는 연애 관계’(75.6%), ‘많은 돈을 갖는 것’(61.0%) 순이었다. 반면 ‘자녀’(49.2%)와 ‘결혼’(47.3%)을 택한 응답자는 절반에 못 미쳤다. 협회는 “2040세대가 직업·연애·돈을 결혼과 출산보다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새 정부 저출산 대응 소홀” 지적도

2023년 0.72명으로 바닥을 찍은 국내 합계출산율은 이듬해 0.75명으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0.8명대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출산율 반등세가 이어지려면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다양한 수요에 맞춰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녀가 함께 육아해야 한다는 청년층의 인식은 높아졌지만 기업의 반응은 미온적”이라며 “남녀 모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제약 없이 사용하도록 정부가 우수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최근 출산율 반등에 고취돼 저출산 대응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6~2030) 지난해 말 큰 틀이 나왔어야 하지만 초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전략기획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조직 개편과 계획 수립 모두 지연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출산·양육 부담을 증가시키는 고용, 주거, 교육 문제를 개선해 지역 인구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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