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공무원이여, 김정철 교수에게 배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이권효 기자
이권효 기자
“유명한 건 알지만 이 정도까지라는 건 몰랐습니다.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일부 대구시 직원은 모발이식의 세계적 권위자인 경북대병원 김정철 교수에 관한 기사(본보 27일자 D1∼8면)에 이런 반응을 보였다. “대구의 희망이고 보배”라는 것이다.

김 교수가 오랫동안 실력을 쌓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발 연구 의사로 자리매김한 과정에는 공무원들부터 귀 기울이며 배워야 할 측면이 있다.

그는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옮길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대구에서 오직 ‘실력’으로 우뚝 서려는 노력을 20년 넘게 하고 있다. 수도권 탓만 하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이다. 모발이식을 받으러 연간 500여 명이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달려오는 것도, 그 가운데 60여 명은 미국 일본 중국에서 찾아오는 것도 실력 때문이다.

센터를 찾는 환자 수나 수십억 원의 연수입은 수백, 수천억 원 규모의 사업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에 비하면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김 교수와 경북대센터가 그동안 쌓은 성과나 앞으로 이뤄낼 목표에 담긴 뜻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적어도 모발이식과 연구에 관한 한 ‘첨단’이라는 말에 정확히 일치한다. 탈모 치료제까지 개발할 경우 부가가치는 상상을 넘어선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

대구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많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서로 비슷비슷하다. 대구시가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정책, 그래서 다른 지자체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독창적 분야가 한 가지라도 있을까.

대구시는 김 교수가 그러했듯 불모지에 묘목을 심는다는 자세로 특허를 낼 만한 경쟁력 있는 정책을 개발하려는 태도와 실천이 필요하다. 김 교수의 글로벌 경쟁력을 본보기로 대구시 직원들이 ‘나는 어떤 정책을 잘 심어 확고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은 대구의 새로운 유전자(DNA)를 만드는 싹이 될 수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경북#동서남북#이권효#김정철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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