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미사 전례문 50년만에 큰 손질… “또한 사제와 함께” → “당신의 성령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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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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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국가 문구변경 결정… 한국선 “아직 계획 없다”

김수환 추기경을 추억하며 가을을 걷다 29일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가 주최한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며 길을 묻습니다’ 걷기 대회 참가자들이 남산 길을 걷고 있다. 이 행사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총대리주교(앞줄 왼쪽 세 번째)와 연구소장 고준석 신부(앞줄 왼쪽 두 번째)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김수환 추기경을 추억하며 가을을 걷다 29일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가 주최한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며 길을 묻습니다’ 걷기 대회 참가자들이 남산 길을 걷고 있다. 이 행사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총대리주교(앞줄 왼쪽 세 번째)와 연구소장 고준석 신부(앞줄 왼쪽 두 번째)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가톨릭 미사 중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The Lord be with you)”라는 사제의 말에 “또한 사제와 함께(And also with you)”라고 답하는 신자들의 답변이 바뀐다. 한국천주교가 어떤 문구를 사용하게 할지는 미정이지만 영문 표현이 “당신(사제)의 성령과 함께”라는 의미인 ‘And with your spirit’으로 바뀜에 따라 한국어 표현도 변경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영어권 국가에서 사용하는 미사 전례 문구를 다음 달 27일부터 일부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써오던 영어 전례문을 최대한 라틴어 원문에 가깝게 고치기 위한 것이다. 이미 관련 서적들에 대한 교체 및 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 전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영어 전례 문구를 번역해 사용해왔기 때문에 당장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내 가톨릭교구들의 협의체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30일 동아일보의 질의에 “한국에서도 변경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논의한 바 없다”며 “만약 문구를 바꾼다면 주교회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당초 한국어 번역에서 ‘당신의 성령과 함께’가 아니라 ‘또한 사제와 함께’라고 정할 때도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한국 교회의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라틴어로만 미사를 진행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한 후 가장 큰 변화인 이번 결정에 대해 “신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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