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장수하늘소 첫 인공증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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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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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어미들여와 산란유도
생물자원관, 유충 38마리 확보
번데기 거쳐 5년후 성충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곤충의 대왕’으로 불리는 장수하늘소를 인공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8일 “멸종위기종(1급)이자 천연기념물(218호)인 장수하늘소의 사육과 교미를 유도해 38마리의 애벌레를 확보한 뒤 증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장수하늘소는 하늘소 중에서 크기가 10cm 이상 되는 대형 종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 동북부, 극동 러시아 등지에서만 서식하는 국제적으로 매우 희귀한 곤충이다. 국내에서는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살았던 기록이 있으나 1990년대 이후로는 경기도 광릉지역에서만 극소수의 관찰기록이 있을 뿐 실제 확보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장소하늘소는 유난히 턱이 크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며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 3, 4마리가 모여 서로 상대방을 물어 죽이며 가장 힘센 수컷이 암컷과 짝짓기를 한다. 이후 암컷은 오래된 참나무나 상수리나무 등의 줄기에 구멍을 뚫고 연한 갈색의 타원형 알을 낳는다. 애벌레는 5년 정도 지나 성충이 되고 성충은 나무의 진을 빨아먹고 산다.

장수하늘소의 인공 증식과 복원을 위해 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 중국 지린(吉林) 성에서 살아있는 장수하늘소 5마리(수컷 2마리, 암컷 3마리)를 구해 왔다. 이후 이들을 함께 두어 교미와 산란을 유도한 결과 지난해 8월 알 89개를 낳게 하는 데 성공했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알을 부화해 키우기 위해 ‘장수하늘소용 인큐베이터’를 설치해 온도와 습도를 자연 상태로 맞췄다. 그 결과 38개의 알이 모두 부화해 애벌레가 됐다. 현재 애벌레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잘 자라고 있으며 5년 후 번데기 과정을 거쳐 어미벌레가 된다고 생물자원관 측은 설명했다.

또 생물자원관은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서 확보한 표본으로 지역 개체군 간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동북아지역 개체군과 우리나라 개체군이 서로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일부 먹이식물에 대한 정보만이 알려져 있을 뿐 생활환경, 서식조건 등 장수하늘소에 대한 기초적인 생태 정보는 전무했다”며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적합한 장수하늘소 증식 방법을 연구해 장수하늘소 복원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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