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교장 1층-지하까지 완전복원’ 내달 착공… 설계도 미리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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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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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凡, 임시정부 회의 이끌던 곳… 커튼-탁자까지 옛 모습 그대로

경교장 1층의 설계도면과 원래 모습을 보여주는 홀, 식당, 귀빈응접실, 당구실의 1930년대 사진. 오른쪽 아래는 귀빈응접실의 복원도. 귀빈응접실은 백범 김구가 외부 인사를 만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국무회의를 주재했던 역사적 공간이다. 서울시 제공

경교장의 복원 조감도. 훼손됐던 오른쪽 외벽 출입문과 발코니 등을 복원하게 된다. 서울시 제공
경교장의 복원 조감도. 훼손됐던 오른쪽 외벽 출입문과 발코니 등을 복원하게 된다. 서울시 제공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 겸 숙소였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회의가 열렸던 경교장(사적 465호)이 내년 8월 15일 광복절까지 완전 복원된다. 서울시는 최근 복원 설계를 마무리 짓고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3월 공사를 시작한다.

1938년에 건축된 경교장은 근대 건축양식의 지상 2층, 지하 1층짜리 건물. 현재 서울 종로구 평동 강북삼성병원 본관에 붙어 있다. 백범은 1945년 11월 중국에서 환국해 1949년 6월 서거하기까지 경교장을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했다. 백범 암살 후 미군 사무실, 주한 대만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되다 1967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매입해 병원 건물로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내외부가 크게 변형돼 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2005년 2층 집무실 내부를 복원했으나 나머지 공간은 모두 병원 건물로 사용해왔다. 이번 완전 복원 공사는 2010년 여름 강북삼성병원이 병원 시설과 환자를 철수시키고 경교장 건물을 서울시에 기증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내부 현장조사를 통해 벽체와 기둥, 천장의 몰딩 장식 등 1940년대 모습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설계도면, 건축 당시의 사진 등을 토대로 건물 내부와 외부, 백범이 사용했던 가구와 커튼, 카펫 등을 모두 복원할 계획이다.

복원 공사에서 먼저 눈에 띄는 곳은 건물 오른쪽 외벽. 고려병원이 사용하면서 사라졌던 오른쪽 외벽 1층 출입문과 발코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복원하게 된다. 외벽의 변형된 타일은 정면과 같은 형태와 재질로 교체한다.

경교장의 핵심 공간인 1층은 백범이 주로 손님맞이 및 회의 장소로 활용했던 곳. 원래대로 복원되면 현관을 들어서 홀이 나타나고 오른쪽 정면부터 당구실, 식당, 선룸(천장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 이발실, 화장실, 귀빈응접실을 만나게 된다. 이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곳은 병원의 원무과로 사용했던 귀빈응접실. 백범이 환국 후에 주요 인사들을 접견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회의를 주재했던 곳이다. 의자와 탁자, 카펫, 커튼도 당시 모습대로 복원해 역사적 의미와 공간의 품격을 되살릴 계획이다.

2층은 복도, 서재, 집무실, 침대방 등을 복원한다. 서재는 그동안 병원의 약품 창고로 쓰였던 곳. 현장조사 과정에서 당시 벽체와 가구를 확인했다. 특히 미국 잡지 ‘라이프’에 실렸던 서재 사진을 찾아내 서가와 탁자, 소파, 커튼, 벽난로 등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할 수 있게 됐다. 건물 천장의 경우, 남아 있는 몰딩은 그대로 살리고 훼손 부분만 복원하기로 했다. 복원에 사용하는 부재는 원래 부재와 재료가 같은 것을 사용한다.

지하는 백범과 임시정부 경교장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복원공사가 끝나면 백범의 혈흔이 남아 있는 의복 등 각종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 문화재과의 김수정 학예연구관은 “경교장은 환국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회의가 열렸던 역사적인 공간이다. 백범 선생의 개인 공간이라는 차원을 넘어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라고 할 수 있다”며 건물 복원이나 전시공간 조성 등 모두가 이 같은 의미를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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