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강남구, 구민 위해 ‘찾아가는 강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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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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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위한 보양식 강좌도 열어줘요”

‘사위를 위한 보양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강남구에 강좌를 신청한 주민들이 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도전기공업고 내 ‘롱런아카데미’에서 ‘깐풍 장어’ 요리를 배우고 있다. 이날 수업은 강남구 ‘찾아가는 강사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사진 제공 서울 강남구
‘사위를 위한 보양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강남구에 강좌를 신청한 주민들이 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도전기공업고 내 ‘롱런아카데미’에서 ‘깐풍 장어’ 요리를 배우고 있다. 이날 수업은 강남구 ‘찾아가는 강사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다. 사진 제공 서울 강남구
“이 수업도 아니고, 저 수업은 시간이 안 맞고….”

‘평생 교육’이 일반화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지역 복지·문화센터 등에서 여러 취미·생활·직업 강좌가 개설되고 있지만 “내가 바라는 수업에는 ‘2%’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운 좋게 나에게 ‘딱 맞는’ 강좌를 찾아낸다 해도 다른 일과 강의 시간이 겹쳐 갈 수 없으면 그림의 떡.

○ 원하는 수업을 원하는 시간에

서울 강남구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강사’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제공하고 있다. 배움을 원하는 구민들이 강좌를 정해 구청에 신청하면 전문 강사를 섭외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파견하는 서비스다. 아파트별 학습 모임이나 직장 학습동아리 등 5인 이상이 모여 신청하면 된다. 재료비는 수강생 부담이지만 강사료는 20시간 이내의 강의에 60만 원까지 강남구가 낸다.

이미 실내조경사자격증취득 실기시험대비 도면작업 실습, 아동문학 문장쓰기, 엄마와 함께하는 북아트, 직장인 재테크와 경제교육, 손뜨개, 하모니카, 통기타, 수묵화반 등 9개 강좌가 생겨 100여 명이 교육을 받았거나 수업을 받고 있다. 김은희 강남구청 평생교육 담당자는 “전문 직업교육이나 자기계발 강좌를 우선 지원하고, 기존에 없던 신선한 수업들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위 보양식’ 등 이색 강좌도

“그럼 장어 꼬리는 사위 줘야겠네?” “호호, 딸하고 반씩 줘야지.”

특이한 강좌도 있다. 6일 강남구 개포동 수도전기공업고 내 ‘롱런아카데미’ 건물에서는 ‘사위를 위한 보양식’을 주제로 한 요리 수업이 열렸다. 강의 신청자는 7월에 큰딸을 시집보냈다는 이정선 씨(56) 등 ‘초보 장모’와 예비 장모 등 5명이다. 평소 친구로 지낸다는 이 씨 등은 이날 수다를 떨며 ‘깐풍 장어’ 만드는 법을 열심히 배웠다. 이 요리는 소주에 하룻밤 담가 두었다가 칼등으로 이물질을 벗겨낸 장어에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하고 전분을 묻혀 튀기는 음식이다. 달군 프라이팬에 마늘 생강 고추를 썰어 넣고 고추기름과 양파를 넣어 볶아주면 완성된다.

장어를 기름에 튀기던 이 씨는 “딸 부부가 외국에 살아 가끔 한국에 오면 정이 담긴 음식을 해주고 싶은데 메뉴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 신청했다”며 “구청에서 정말 가르쳐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강사로 나선 이은경 씨(43)도 “창업 요리 등 다양한 요리를 가르쳐 왔지만 요리강사 경력 12년 만에 ‘사위를 위한 보양식’을 가르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딸이 결혼했다는 주순희 씨(56)는 “딸 부부를 위해 매번 반찬을 만들어 가져다주지만 뭔가 부족한 것 같았는데 한참 일할 시기에 체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줄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 씨 등은 앞으로 7회에 걸쳐 들깨삼계탕, 굴밥, 부드러운 돼지고기찜, 날치알 달걀 찜 등을 배울 예정이다.

‘찾아가는 강사’ 서비스는 지금도 배움을 원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강남구 평생학습 인터넷 홈페이지(www.longlearn.go.kr)로 신청하면 된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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