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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8일 0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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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문태고 1, 2학년 20여 명으로 꾸려진 ‘과학탐구 동아리’가 유달산 생태 연구로 최근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에서 동상을 받았다. 이들의 수상이 주목 받는 것은 목포시와 환경단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유달산(해발 228m) 야간경관 조명 문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목포시가 3년 전 시의 상징인 유달산에 396개 경관 조명을 설치하자 환경단체들은 조명시설이 바위를 훼손하고 동식물에 악영향을 준다며 철거를 요구해왔다.
학생들의 생태 탐구는 ‘학교에서 바라보는 경관 조명이 저렇게 밝은데 식물은 괜찮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생물 담당 박한수(34) 교사의 지도로 유달산 경관 조명이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휴일과 여름방학 때 산 구석구석을 누볐다. 식물이 받는 조도와 온도를 측정하고 이를 수치로 표시해 상관관계를 살피고 채집 활동도 벌였다. 이들은 조명 1m 이내의 온도가 섭씨 38도로 식물이 생명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명 주변에 있던 풍대나무 잎에 1∼2mm 구멍이 뚫려 있고 벚나무류의 잎이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며 관찰 보고서를 냈다. 이들은 “조명이 식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도를 낮추거나 시간을 조절하고 조명 주변에 열 발생을 막는 덮개를 씌우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포시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는 “학생들의 탐구 활동이 단기간에 이뤄진 데다 가뭄 등으로 활력이 떨어진 나뭇잎을 보고 경관 조명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학교 뒷산 곤충과 친구됐어요”▼
“우리 학교 뒷산에는 무슨 곤충이 살고 있을까.”
광주 남구 주월중 학생들이 학교 뒷산에 사는 곤충 서식실태를 조사한 책을 최근 펴냈다.
이들은 제석산(205m)에 호랑나비, 제비나비 등 나비와 각종 나방, 매미, 잠자리, 벌 등 9개 목에 23종의 곤충이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60종이 넘는 풀벌레와 곤충의 이동경로와 활동지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카메라로 곤충을 촬영하고 채집했으나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곤충도감을 뒤져가며 이름을 찾아 생태를 기록했다.
학생들이 생태 체험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해 초까지 이 학교에 근무했던 ‘곤충박사’ 김소직 교감의 역할이 컸다.
주월중은 지난해 환경부 학교환경교육활동 프로그램 추진 학교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먼저 제석산의 야생화 실태를 조사했다.
이번에 펴낸 곤충 편은 야생화 편에 이은 것으로 내년에는 조류와 수목을 살펴볼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