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학교 방문 나랏돈 지원 교과부 간부 2명 대기발령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교육과학기술부는 간부들의 모교 방문 및 예산 지원과 관련해 간부 2명이 모교가 아닌 자녀의 학교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인사조치했다.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차관을 제외하고 학교를 방문한 간부 7명 중에서 2명이 자녀의 학교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자녀의 학교를 찾은 간부는 박융수 장관비서실장과 박춘란 학술연구지원관이다.

김 장관은 “모교를 방문해 예산 지원을 약속한 것도 물의를 빚는 일인데 자녀의 학교를 방문하는 큰 실수를 한 사람이 있었다”면서 “특히 장관비서실장이 자녀 학교를 방문했다고 해 진짜 책임을 질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서실장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엄정한 공인 의식이 필요하고, 본인도 인사 조치를 자청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과부가 모교 방문 사실이 불거진 지 나흘 만에 자녀 학교 방문 사실을 밝힌 것을 놓고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처음 문제가 된 22일에는 학교 목록만 파악해 방문한 학교와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면서 “23일 자녀 학교 방문 사실을 파악하고 주말 동안 해당자에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인사 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실국장이 (학교에) 돈을 지원하는 것은 관행이 아니고 장차관을 대신해 부득이 방문하는 경우 교부금을 주게 돼 있다”고 밝혀 지금까지의 관행이라던 교과부의 당초 해명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과부가 지난달 11일 전체 직원에게 돌린 ‘학교 방문 추진 계획’ 공문에는 방문 학교를 ‘모교, 자녀 학교를 중심으로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모교 방문 간부는 문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녀 학교를 찾아간 간부만 인사 조치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전체 직원이 관례상 스승의 날 학교를 방문할 때는 모교나 자녀 학교를 방문해 왔다”면서 “이 때문에 실국장도 혼선이 있었을 수 있으나 특별교부금을 갖고 자녀 학교에 간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인철 대변인은 “시민단체들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하자 교과부가 인사 조치를 내놓았다”며 “장관이 책임지고 용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인사 조치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 특별교부금의 용처와 목적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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