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튀어도 감염” 황당 게시물 버젓이 노출

  • 입력 2008년 5월 8일 19시 50분


"(광우병은) 수다를 떨다가 침이 튀겨도 감염됩니다."

"우리 한민족이 광우병 백신 개발에 헌신해 전 인류에 공헌하겠네요."

광우병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미친소닷넷'과 '2MB 탄핵투쟁연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이다.

●근거 없는 각종 게시물 버젓이 개재

2MB 탄핵투쟁연대 카페에는 "광우병은 전염된다" "광우병은 대량 살상무기"라는 '괴담성 ' 글들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오고 있다.

미친소닷넷의 누리꾼(네티즌) 참여 자료실에도 "프리온이 들어있는 물로 라면을 끓이면 모두가 광우병에 걸린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이 "광우병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글을 올리자 곧바로 "알바생이냐" "똑똑한 척 하지 말라"라는 비난성 댓글이 이어졌다.

이들 카페 게시판에는 광우병과 관계없는 각종 정치적 이슈를 제기하는 글들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탄핵투쟁연대 카페 초기화면에는 '대운하, 의료보험 민영화, 영어몰입교육반대'가 내걸렸고, 미친소닷넷에도 'KIN미 백과사전' 코너에 '미국은 내정간섭을 중단하라' '끊이지 않는 미군 범죄' 등 반미성 구호의 게시물이 올려져 있다.

인터넷을 떠도는 각종 '괴담' 수준의 글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종량제 시험 프로그램을 써봤더니 파일 하나 다운 로드 받는데 1만 원 나왔습니다" "수돗물 값이 하루에 14만 원이 나온답니다"는 내용의 글들이다.

심지어 민간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대해 "중국과 북한이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여 잠수함 기밀을 빼내려 하고 있다. 그 매각을 부추기는 것이 대통령"이라는 글도 있다.

7일에는 '조선왕조실록 괴담' '수도세 민영화 괴담'을 다룬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이에 호응하는 댓글도 여럿 달렸다.

●촛불집회 주도세력 정치적 목적은 따로

서울 청계광장과 여의도에서 4차례 열린 촛불시위를 주도한 온라인 모임들은 순수하고 자발적인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 단체를 자처해왔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광우병 파동 이전부터 다른 정치적인 행동에 참여했고, 특정 정파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촛불집회의 불을 댕긴 '2MB 탄핵투쟁연대'는 현 창조한국당 당직자인 강모(아이디 대한청년) 씨가 대선기간인 지난해 12월 19일 개설한 인터넷 카페다.

강 씨 등은 지난해 12월 24일 카페이름을 '이명박 특검 철저수사 촉구를 위한 국민행동'으로 바꾸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선이 끝난 뒤 이들은 2월 16일 만든 정관 2조에서 '본 카페는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무효를 일차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숭례문이 불에 탄 지 이틀 뒤인 2월 12일에는 카페 운영자가 '국보1호 숭례문의 전소에 대한 안티 이명박 카페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이명박 당선자는 서울시장 시절 2006년 숭례문 개방을 문화재청의 거듭된 반대에도 개방한 책임이 있다"며 "무분별한 시대착오와 독재차원의 전시행정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따로 열었던 미친소닷넷도 특정 정파에 대한 성향이 짙은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이 카페 운영자로 일하고 있는 백모(34) 씨는 전교조와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진보연대를 중심으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대학생 운동권 모임인 '다함께', 진보매체인 '1318 바이러스'의 회원들이 미친소닷넷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두 사이트가 '광우병' 이외의 이슈를 문제 삼는 것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가해 서명을 하고 휴대전화번호를 남겼다는 한 네티즌은 "(진보학생단체인) '다함께'에서 문자메시지를 받았는데 불쾌하다"며 "이들이 끼면 강성집회의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으니 조심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광우병 외에 FTA 반대, 대학등록금 등의 문제를 은근슬쩍 밀어 넣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상운기자 sukim@donga.com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