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부산 울산 경남 누가 뛰나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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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시장 선거는 물론 1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경선이 본선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경선’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 경선을 말한다.

상대 당에서 누가 나오느냐보다는 한나라당 내에서 얼마나 잡음 없이 후보 선정을 마무리 짓느냐가 선거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한나라당이 공천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수긍할 수 있는 인물을 뽑지 못할 경우가 변수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무소속 후폭풍이 예상되며, 이 경우 선거전의 양상이 의외로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02년 지방선거 때 중구 영도구 연제구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낚은 전례가 있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 내에서는 “현역 구청장의 절반 정도는 물갈이 될 것이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특히 영도구와 사하구 연제구의 단체장들이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할 수 없게 된 데다 시의원들은 물론 고위 공직자 등 정치 신인들이 대거 도전장을 냈거나 낼 태세여서 물갈이 폭이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다.

2002년 지방선거 때 해운대구에서 여성 구청장을 낸 한나라당이 또다시 여성 후보를 공천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열린우리당은 시장 후보로 현 정부의 중량급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후보군이 뚜렷하게 형성되지 않은 상태다. 열린우리당은 또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기초단체장 선거에 대거 출마시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남

“경남이 무슨 판세가 있습니까. 한나라당 판이지요.”(한나라당 경남도당 관계자)

경남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의 내부공천 경쟁이 본선을 대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과연 몇 군데에서 지겠느냐가 관심의 대상일 뿐이다.

현재 경남의 20개 선거구 가운데 진해시 의령군 함양군 등 3곳의 단체장은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통영시장도 최근까지는 열린우리당 소속이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2002년 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불복하고 나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들이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당시 순리에 따르지 않고 엇박자로 공천한 결과”라며 “그런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측은 정당지지도가 다소 떨어질지는 몰라도 선거의 당락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한다.

열린우리당은 선거를 통해서 당선시킨 단체장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이미 진의장(陳義丈) 통영시장이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한나라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또 김병로(金炳魯) 진해시장은 3선으로 연임이 불가능하다.

이들 후보를 대체할 중량감 있는 인재 물색에 고심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열린우리당이 가장 믿는 곳은 함양군. 천사령(千士寧) 군수가 임기 중 지역발전 사업 등으로 착실히 민심을 다져놔 어느 후보와 맞붙어도 자신 있다는 태도다. 한나라당도 이 지역을 가장 경계한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들이 집중된 창원시와 마산시, 도농복합지역인 진주시와 김해시 등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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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5명의 기초단체장 중 각각 3명, 2명의 현직 단체장을 보유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서로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강길부(姜吉夫) 의원의 지역구인 울주군에서 틈새 당선을 노리고 있다. 현역 여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만큼 한번 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마땅한 인물이 부족해 인재 영입에 전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0·26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북구에서 승리한 기세를 지방선거에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민노당 소속의 단체장이 있는 동구와 북구까지도 넘보겠다는 것.

특히 이 두 지역에서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정당지지도가 40%대로 나와 민노당을 앞섰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민노당도 동구와 북구의 ‘수성(守成)’을 자신하고 있으며, 나머지 3곳에서도 당선권에 근접하는 싸움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구 출신 조승수(趙承洙) 전 의원의 당선 무효와 재선거 패배, 이갑용(李甲用) 동구청장과 이상범(李象範) 북구청장의 직무정지 등으로 초래된 위기 상황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뒤집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후보군 중 아직 새 인물이 분명하게 부각되지 않고, 재선거 패배에서 나타난 것처럼 과거 지지층이었던 비정규직 노동자 표의 결속력이 약화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민노당은 기존 지지기반의 균열이 그동안 진보정당을 표방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민노당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현안 등에 대해 진보정당이라며 관성적으로만 접근해 지방자치의 구체적인 아이디어 개발이 부족했다”며 “민노당 나름의 지역발전 전략을 개발해 밑바닥 민심을 아우르는 것이 이번 선거 승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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