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발신자표시 휴대전화 부가요금 논란

  • 입력 2005년 5월 2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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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보편화된 서비스로 연간 7000억 원의 폭리를 얻고 있다. 서민경제를 위해 요금을 내려야 한다.”(YMCA 등 시민단체)

“그동안 통신요금을 꾸준히 인하했다. 부가서비스로 돈을 많이 번다는 이유로 요금을 내릴 수는 없다.”(이동통신 3사)》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및 발신자번호확인(CID) 서비스 요금 인하를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지금까지 논란의 초점은 휴대전화 기본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으나 부가서비스 요금의 적정성이 새로이 문제로 떠오른 것.

국회는 다음 달 12일 시민·소비자단체와 정보통신부, 이동통신사 등이 참가하는 공청회를 열고 부가서비스 요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 부가서비스 수익 급증

이동통신사는 음성통화 외에 발신번호저장, 통화연결음, 착신전환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낸다.

3월 말 현재 280여 개의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SMS와 CID가 부가서비스 총매출액의 70% 이상이다. SK텔레콤의 작년 부가서비스 총매출액은 5900억 원인데 SMS(2347억 원)와 CID(1914억 원)가 72%를 차지했다.

SMS 요금은 1998년 SK텔레콤이 건당 10원으로 시작했다가 1999년 20원, 2000년 30원으로 올렸다. KTF와 LG텔레콤은 1998년 30원으로 시작했다.

SMS는 2000년 이후 한글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일부 청소년은 하루에 300∼400건의 메시지를 보낼 정도다.

CID 서비스도 2001년에는 사용자가 총가입자의 19%(531만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3월 말 90%(3328만 명)로 급증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요금은 2001년 이동통신 3사가 월 2000원으로 같았으나 2003년 10월 SK텔레콤과 KTF는 1000원으로 내렸다.

○ 시민단체 요금인하 운동

YMCA 이동전화사용자모임 등 25개 시민·소비자단체는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매일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며 요금인하 운동에 나섰다.

서울YMCA 김희경(金希暻) 간사는 “SMS는 음성통화망을 이용하고, CID는 추가투자가 필요 없는 서비스인데도 통신사들이 일괄적으로 비싼 요금을 부과해 서민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통신비는 2001년 1분기(1∼3월) 월평균 8만9100원에서 올해 1분기 13만4800원으로 51%나 늘었다.

안양과학대 전자통신정보학부 송현섭(宋賢燮) 교수는 “서비스 가격을 산출하는 원칙은 시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며 “지금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SMS와 CID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서비스로 인정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이통사 “지속적인 투자 필요”

이동통신사들은 “부가서비스 항목에 따라 원가를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부가서비스에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요금을 내릴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SK텔레콤 측은 “문자메시지 무제한 요금제 등으로 SMS의 건당 실제 지불액은 11.3원에 불과하고 CID 서비스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주무부처인 정통부도 “추가 요금인하는 곤란하다”며 통신업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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