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의심자 혈액 228건 유통…“韓赤 간염양성자 피도 공급”

  • 입력 2004년 3월 28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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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1차 양성 판정을 받아 감염이 의심됐던 99명의 혈액 228건이 대한적십자사의 부실한 혈액 관리로 병원과 제약회사에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부패방지위원회의 의뢰에 따라 지난해 12월까지 두 달간 실시한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실태’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관계자 등에 대해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고 2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에이즈 감염이 의심됐던 99명의 혈액은 정밀검사와 동시에 최종 판정이 날 때까지 헌혈자를 ‘일시 헌혈 유보군’에 등록해 혈액의 유통을 막아야 하는데도 이를 최장 3년5개월까지 지연시킨 사실이 적발됐다. 99명의 혈액은 2차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에이즈 감염은 되지 않은 것으로 최종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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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립보건원이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에 통보한 에이즈 감염자 명단 중 199명의 신상정보가 틀린 사실도 감사결과 적발됐다. 이 중 115명은 이름이 틀렸고, 70명은 주민등록번호가 틀렸으며 14명은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이 모두 일치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99년 이전 실시된 B형과 C형 간염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헌혈자 30만4000여명의 신상정보를 대한적십자사가 ‘헌혈 유보군’에 전산 등록하지 않는 바람에 이들의 부적격 혈액 7만6677건이 99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대학병원이나 제약회사에 유통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혈액을 수혈 받은 사람 중 9명이 B, C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간염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은 헌혈을 할 수 없으며 이들에게서 이미 채혈한 부적격 혈액은 시중 출고를 할 수 없도록 현행 혈액관리법은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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