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다시 8%대로…경기 불투명 기업 신규채용 꺼려

  • 입력 2003년 12월 11일 18시 51분


코멘트
‘날 뽑아주는 곳은 어디일까.’ 11일 오후 연세대에서 학생들이 취업정보게시판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채용 공고는 많지만 인원과 업종이 제한돼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학교측 설명. -변영욱기자
‘날 뽑아주는 곳은 어디일까.’ 11일 오후 연세대에서 학생들이 취업정보게시판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채용 공고는 많지만 인원과 업종이 제한돼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학교측 설명. -변영욱기자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을 보면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 침체로 학교를 갓 졸업하거나 졸업 예정인 사람들이 취업할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이 불과 1년 사이에 6%대에서 8%대로 치솟았기 때문.

특히 전체 실업률이 3.4%라는 점을 감안하면 젊은 층일수록 기성세대보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훨씬 힘들다는 것을 반영한다.

▽‘청년 실업’, 왜 늘어나나=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 특히 신규 고용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는 대기업들은 불투명한 경기 전망 등으로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

여기에다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던 기업들이 해고가 힘든 정규직 신입사원을 뽑기보다는 경력 사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청년층 실업률을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11월 중 청년층 실업률은 8.0%지만 계약직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30대와 40대 실업률은 각각 2.9%와 2.1%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고용 관행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기업이 정기적으로 신입사원을 뽑지 않으면 경영 및 생산 노하우가 제대로 전수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삼성경제연구소 이상우(李相雨) 연구원은 “청년층 실업 문제는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가능한 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 취업은 더 힘들어=11월 중 실업자 수는 남성이 48만6000명으로 10월보다 6000명(1.2%) 줄어든 반면 여성은 30만6000명으로 3만2000명(11.7%)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여성 실업률은 3.2%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1.0%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 남성 실업률은 3.6%로 여성보다 높지만 작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은 0.3%포인트로 여성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통계청은 여성 실업률이 높아진 것은 경기 침체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취업하는 내수산업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시, 일용직이 늘어나는 추세=취업 시간대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23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1만2000명(9.8%)이 늘어났다.

반면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82만3000명으로 18만3000명(―0.9%)이 줄었다.

통계청 권오술(權五述) 사회통계과장은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임시직이나 일용직으로 취업하는 사람이 많아 취업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