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성전환수술 198회…"해외서도 몰려요"

  • 입력 2003년 4월 9일 21시 29분


한 대학병원 교수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성전환수술 200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동아대학병원 성형외과 김석권(金碩權·52) 교수.

동료들로부터 ‘괴짜’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1986년 국내 최초로 성전환수술에 성공한 그는 지금까지 198차례를 시술해 국내 전체 성전환수술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수술예약이 돼 있는 희망자가 있기 때문에 늦어도 5월 안으로 성전환수술 200회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유명 연예인 H씨와 국내 최대 성전환자 모임 대표인 S씨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성전환자 대부분이 김 교수로부터 시술을 받았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본 등 외국에서도 성전환 희망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는 “성염색체나 신체적인 문제로 성적인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괴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성별을 확정해주는 수술은 새 생명을 분만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전환자의 95%가 수술결과에 만족하고 정서적인면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사정까지 나아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술 이후 결혼을 하거나 여성 또는 남성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직장을 얻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하던 1980년대에 성전환수술에 관심을 갖자 주위에서 이상하게 보는 동료도 많았고 아직도 그런 시각은 남아있다”는 그는 “그러나 신의 실수로 형벌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그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찾아주는 보람이 모든 것을 보상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성전환 수술 외에도 전문분야인 얼굴기형 교정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여 지난해 4월에는 선천성 구개구순열(언청이) 환자와 가족의 사회적응을 돕는 ‘스마일회’를 창립해 무료시술 등 봉사활동도 펼쳐왔다. 이같은 공로로 ‘한림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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