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 홍천군 용간난할머니

  • 입력 2001년 11월 15일 20시 57분


산불을 내 변상금을 부과받은 뒤 사망한 남편을 대신해 식당 허드렛일 등을 통해 번 돈으로 20년동안 꾸준히 변상금을 갚아 온 할머니가 있어 화제다.

강원 홍천군 홍천읍 희망리 용간난할머니(65·사진).

그는 지난 79년 남편 이모씨가 산불을 낸 뒤 130만원의 변상금을 갚지 못한채 80년 “변상금을 내달라”는 유언과 함께 사망하자 이 유언을 가슴에 담아왔다.

용씨는 이후 3남1녀의 자녀를 부양하며 남편 유언을 받들기 위해 식당 허드렛일 등을 통해 번 돈으로 매년 5만,10만원씩 변상금을 산림청에 분할납부해오다 최근 130만원을 모두 갚았다.

이를 갚는데에만 20년이 소요된 것.

용씨는 변상금을 갚은 영수증을 남편의 무덤가 옆에 놓고 “이제 당신과의 약속을 지켰으니 편히 쉬라”며 눈물을 훔쳐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산림청 직원들은 성금모금에 나서 15일 130만원을 고스란히 용씨에게 전달한 것.

신순우(申洵雨) 산림청장은 “국가에서 부과한 변상금을 납부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당연한 의무지만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용 할머니가 보여준 준법정신과 책임의식은 그야말로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용씨는 “변상금을 내지 못해 20년동안 늘 부담이 됐었는데 변상금도 내고 큰 돈도 되돌려 받게 되는 이제부터 두 다리를 쭉 펴고 잘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사진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