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부총재 "중앙일보 개입 입증 녹취록 있다"

  • 입력 1999년 10월 28일 18시 58분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작성한 ‘언론대책문건’의 작성경위 및 유출과 관련해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가 28일 “중앙일보의 ‘조직적 음모’를 입증할 수 있는 전화통화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이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부총재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문기자는 26일 전화통화에서 문제의 문건을 ‘회사 간부와 상의해 만들었다’고 밝혔다”면서 “문기자와의 통화내용을 녹취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부총재는 문기자와 문건작성을 협의한 중앙일보 간부의 신원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회의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부총재측이 문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에는 문기자가 중앙일보 간부의 지시를 받고 문건을 작성했다고 시인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기자에게 문건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중앙일보의 간부는 “문기자가 베이징(北京)에서 설명한 대로 문기자의 단독행동”이라며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한편 이부총재는 이날 오후 강원 원주시 연세대 관리과학대학원 특강에 앞서 기자들에게 “(내 사무실에) 팩스가 온 것은 사실이나 누군가 잠입해 훔쳐갔다”면서 “정형근(鄭亨根)의원 쪽에서 문서 전달자를 밝히면 국정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서가 나에게 오기 전에 탈취당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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