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에 民怨 쌓인다…권장소득액 엉터리 제시

입력 1999-02-09 19:26수정 2009-09-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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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실시될 예정인 도시자영자 등에 대한 국민연금 확대가 준비부족과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착오 등으로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소득신고를 받기 시작한 5일 이후 전국의 동사무소와 연금공단지사에는 연일 항의성 민원이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연금공단 서울강남지사의 경우 9일 “권장소득액이 너무 높다”는 항의와 함께 “대학 재학생과 군인에게도 권장소득액이 제시됐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회사원 이모씨의 경우 “88년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해왔는데 새로운 가입대상으로 처리해 권장소득액 3백50만원을 통보받았다”며 연금공단의 행정 난맥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현상은 보건복지부와 연금공단의 졸속행정에다 사전검증이 없는 무리한 시행방침에서 비롯됐다. 연금공단은 98년 12월 행정자료를 바탕으로 1천47만명의 신규가입대상자에게 국민연금 가입안내서를 발송했다.

이 때문에 그 동안 군인 학생 등으로 신분이 바뀐 사람들도 의무가입자로 둔갑돼 연금시행과 관계 없는 민원이 야기됐다.

또 IMF 관리체제 이후의 소득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97년 자료로 권장소득액을 산출, 소득이 감소하거나 소득이 없는 가입 대상자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금공단은 소득파악이 어려운 도시자영자들을 상대로 권장소득액을 높게 제시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득파악률이 25% 미만인 도시자영자들이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소득액을 높게 신고하도록 요구하는 공단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

공단 관계자는 “자영자에 대한 소득파악은 본질적으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자와의 마찰은 필연적인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공단은 이날까지 신고권장소득액의 80% 미만으로 소득을 신고하면 직권으로 소득액을 결정하겠다는 기본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9일 신규가입 대상자의 0.68%인 7만1천여명만 소득신고절차를 마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소득신고절차를 마친 7만1천여명 가운데 소득을 실제로 신고한 가입대상자는 3만1천여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납부예외자 또는 연금적용제외자로 분류됐다.

한편 공단은 이날 “소득을 신고할 때 간단한 확인절차를 통해 별도의 소명자료 없이도 소득액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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