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검사들, 『검찰수뇌부 퇴진』요구 서명 돌입

  • 입력 1999년 2월 2일 07시 27분


대전 법조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일선 검사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검찰 수뇌부 사퇴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요구하는 서명작업에 돌입했다.

서울지검 검사들은 1일 밤 모임을 갖고 대전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결과가 설득력이 없다며 검찰총장 등 수뇌부 사퇴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작성해 평검사 6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서울지검 검사들은 이 건의문을 박순용(朴舜用)지검장을 통해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또 부산과 인천 등 지방에서도 일선 검사들이 검찰수뇌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부산과 인천지검 검사들은 검찰총장 사퇴 촉구 건의문을 만들어 평검사의 서명을 받고 있으며 인천지검 검사들은 이미 건의문을 지검장에게 전달했다. 2일 오전 1시까지 수뇌부 사퇴촉구 건의문에 서명한 검사는 전국적으로 1백50명을 넘어섰다.

서울지검 서명작업에 참여한 검사들은 경력 10년 내외의 사법연수원 18∼20기생으로 형사부 검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검사들은 “검사 몇명이 전별금이나 떡값을 받았다는 것보다 검찰이 정치권력의 시녀역할을 해온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별금이나 떡값 등은 폭넓은 관행이었으므로 어느 누구를 희생양으로 처벌한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이같은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조직이 위기에 처한 만큼 정당한 절차와 온건한 방법으로 우리의 의사를 표시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지검장을 통해 건의문을 수뇌부에 전달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수형·조원표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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