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랑」국경 초월한 人術…경희의대 유명철교수

  • 입력 1997년 11월 12일 19시 51분


경희대 의대교수와 동문의 끈질긴 「동포사랑」이 선천성 뇌성마비로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중국동포 쌍둥이 자매에게 새로운 삶을 주었다. 중국 옌볜(延邊)에 살고 있는 쌍둥이자매 조향자 향옥양(10)은 허벅지부터 발바닥까지 뒤틀려 태어나면서부터 제대로 앉을 수도 없는 하반신 뇌성마비 장애아였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읜 이들은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아버지마저 중국동포 사기사건으로 큰 빚을 지고 도망다니는 처지여서 조부모와 함께 고모댁에 얹혀 살고 있다. 경희대 청산장학재단 이사장 윤종근(尹鍾根·63·경희대 법대 58년졸업)씨가 언론보도를 통해 향자 자매의 딱한 사정을 접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동포 사기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생활비를 보내주거나 후유증으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서울로 데려와 치료해주던 윤씨는 이들을 모른체 할 수 없었다. 윤씨의 뜻이 전해지자 경희대 의대 유명철(兪明哲·정형외과)교수는 무료로 수술을 자청하고 나섰다. 윤씨는 곧바로 초청장을 보냈다. 하지만 윤씨는 향자 자매로부터 「고맙지만 형편상 한국까지 갈 수가 없다」는 답장을 받았다. 『아이들이 올 수 없다면 우리가 가자』 윤씨와 유교수는 중국 옌볜의대 부속병원에서 아이들을 수술해주기로 하고 수술장비까지 챙겨 갔다. 윤씨와 유교수가 회원으로 있는 서울 남산로터리클럽 회원들은 1천2백여만원의 성금을 모아주었다. 유교수는 지난달 27,28일 이틀동안 1차수술로 아이들의 뒤틀어진 발바닥을 펴놓았다. 향자 자매는 앞으로 6개월간 물리치료를 받은 뒤 내년 5월 2차 수술을 받으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된다. 〈신치영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