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홍점덕/아파트 승압공사 한전직원 뒷처리 감사

  • 입력 1997년 5월 9일 08시 04분


지난달 29일의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지은지 오래돼 100V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220V로 승압공사를 한다고 하는데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평일에 집에 있을 수 없어 미뤄왔다. 관리실에서 이번에는 꼭 해야 한다고 알려주기에 열쇠를 맡기고 출근을 하며 간단한 메모를 남겼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세탁기와 냉장고만 220V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면 나머지는 내가 하리라 마음 먹고 교체해야 할 전구와 플러그를 사다놓고 출근했다. 저녁에 돌아와 보니 내가 사다놓은 전구와 플러그는 쓰지도 않고 모두 자신들이 가지고 온 것으로 대체해 주었다. 거실의 전구 중 한개에 불이 켜지지 않는데도 사람을 부르기도 그렇고 해서 참고 살았는데 그것도 고쳐놓았다. 예상 외로 일을 깔끔하게 해놓아 마음에 흡족했다. 집주인이 없으니 대충 해놓고 가도 될텐데 일처리를 아주 꼼꼼하게 해놓은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한보사건과 국회 청문회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허탈해하는데 이런 분들이 있어 세상이 그런대로 돌아가고 있고 살맛이 나지 않나 생각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데서도 본분을 다한데 대해 감사하고 우리 사회에 이런 분들이 많았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홍점덕(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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