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이혜훈 배신, 당성 부족 방관탓”… 이준석 “배신자 낙인 대신 열린 보수로”

  • 동아일보

李 파격 인선에 야권 혼돈
張 “과감한 조치” 친한계 겨눈듯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28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28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1월 2일 출범하는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한 가운데 야권은 혼돈의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9일 “당성(黨性·당에 대한 충성도)이 부족하거나 해당 행위를 하는 인사들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기에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면서 친한(친한동훈)계 등을 겨냥했다. 반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보수 진영의 자성을 촉구했다.

장 대표는 이날 전남 해남군 기업도시 ‘솔라시도’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보수 정당으로서의 가치를 확고히 재정립하고, 당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국면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도 확장은 중도 확장대로 하되, 당을 배신하고 당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장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장 대표가 ‘변화’를 강조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긍정 평가하며 양측의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장 대표가 이 후보자 입각을 계기로 ‘당성’을 강조하면서,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 의혹을 받는 당원 게시판 사건 조사와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재선 김승수 의원은 “당과 국민을 배신한 행위”라고 했고, 윤희숙 전 의원은 이 후보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공개 처리한 것을 지적하며 “자기의 생각과 행적을 전부 지우기까지 하고 자리를 찾아간 사람이 포퓰리즘 절대권력 앞에서 할 말을 제대로 할 결기가 있을 리 없다”고 했다. 김민전 의원도 “해양수산부 장관도 야당 의원 데려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다”며 “껍데기를 우리 손으로 벗어젖히지 못했는데, 데려가면 감사한 일이다. 껍데기는 가라. 아니 분탕은 가라”고 했다.

반면 이 후보자 지명을 야권 변화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탈영병의 목을 치고 배신자라 손가락질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냐”며 “요란하게 ‘배신자’로 낙인찍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진영이 국민께 매력적인 비전과 담론을 제시하여 희망을 드려야 할 때”라며 “보수 진영은 그동안 내부 동질성 강화만 외쳐 왔고, 이제 더 이상 외연 확장이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천하람 원내대표도 “보수 진영이 어젠다나 주도권을 모두 민주당에 뺏기는 구도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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