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 속 골프 논란’과 관련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오전까지만 해도 홍 시장은 “폭우 속 골프논란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국민의힘 지도부 분위기를 아랑곳 않고 ‘잘못한 일 없다’, ‘수해와 관련짓는 건 부당하다’, ‘쉬는날 골프 칠 자유도 없느냐’고 했다가 오후들어 ‘사과와 반성’ 모드를 태세를 전환했다.
홍 시장은 19일 오후 1996년 정치입문 27년만에 처음으로 “수해로 상처입은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한다”며 고개 숙인데 이어 20일 오후엔 “윤재옥 원내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대구출신인 윤 원내대표에게 깍듯이 인사까지 했다.
홍 시장은 “대구시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을 윤재옥 원내대표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도움을 줘 현재 국회 재적 의원 절반을 뛰어넘는 165명의 동의를 받아냈다”며 윤 원내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가 추가로 이번주내 더 동의를 받아 다음주에 발의하는 한편 이법이 금년안에 통과 되도록 해 보겠다고 했다”며 다시 한번 윤 원내대표에게 “감사합니다”고 엎드렸다.
앞서 홍 시장은 폭우 속 골프 논란이 커지고 있는 지난 17일 서울 국회의사당을 찾아 윤 원내대표와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문제를 상의했다.
당시 상황이 상황인 만큼 윤 원내대표가 ‘골프’와 관련된 우려의 뜻을 전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윤 원내대표 측은 ‘골프의 골자도 꺼낸 적 없다’며 순전히 공적인 일로 만났다고 했다.
한편 홍 시장은 대국민 사과,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감사인사와 함께 ‘잘못한 적 없다’는 취지의 페이스북 글 2개를 지우는 등 반성 모드를 보였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이날 오후 4시 30분 개최예정인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홍준표 징계 절차 개시여부’ 결정을 앞두고 홍 시장이 자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또 부적절한 발언 논란으로 나란히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뒤 사과하고 최고위원직 사퇴한 태영호 의원에겐 당원권 정지 3개월, 사퇴를 거부한 김재원 최고위원에겐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가 내려진 점을 홍 시장이 감안,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해 ‘태영호 모델’을 택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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