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대선 19일만에 첫 만남…회동 테이블에 오를 의제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7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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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무산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 회동이 28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열린다. 3·9대선 이후 19일만으로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 중 가장 늦은 만남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7일 오전 10시 각각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만찬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동석한다. 당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16일 배석자 없는 단독 회동을 갖기로 했지만 의제 조율 실패 등으로 회동 4시간 전 무산된 바 있다.

회동 재성사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며 “당선인 측으로부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응답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이철희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장 비서실장에게 “조속하게 회동하자”는 뜻을 거듭 전달했고 윤 당선인도 곧바로 화답한 것.

감사원 감사위원 인선과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위한 예비비 문제 등으로 갈등을 이어가던 양측이 만찬 회동에 전격 합의한 것은 회동이 계속 지연될 경우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모두 정치적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이 감사위원 제청권을 새 정부 출범 이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실상 감사위원 인선 문제가 일단락 됐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동에서 윤 당선인 측은 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국가적인 난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그리고 어려운 국민, 우크라이나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안보에 있어서 북한의 도발 문제 등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 당선인이 주장한 5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대한 논의도 기대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집행 요구도 만찬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허심탄회하게 회동하자고 제안한 만큼 일단 윤 당선인의 입장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사면과 함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을 고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전혀 논의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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