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론’ 분출에… 與 ‘선대위 리모델링’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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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정무조정실장 강훈식
“이재명도 신속-기민한 대응 요구”
실무팀장급에 3040 배치하고
핵심 의원그룹 주도로 바꿀듯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당 선거대책위원회 쇄신론의 여파로 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선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이 선대위를 손보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관료화된 선대위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경선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이른바 ‘이재명계’ 의원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은 16일 KBS 라디오에서 최근 선대위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선대위가 지금 2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1단계는 ‘원팀’이었다. 용광로, 소위 매머드 이런 단어들을 붙였던 큰 덩어리였다면 2단계는 신속성,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선대위를 꾸렸으니 다음 수순으로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강 의원은 “(이 후보도) 신속성, 또 기민한 대응을 선대위에 요구했다”며 “초선 의원들이 민주당은 비대하고 느리고 현장성을 잃었다는 국민들의 차가운 평가가 있다고 하는 대목과 궤를 같이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이 후보의 측근 의원들은 최근 “선대위의 역동성을 위해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내 비판을 반영한 선대위 재구성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의 의중이 선대위에 즉각 전달되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163명의 현역 의원 전원이 저마다 선대위의 직책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 의원 그룹을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구조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원팀’ 구성을 위해 모든 의원에게 하나씩 직책을 맡겼더니 공동 직책도 많아지고 심지어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분들이 발생했다”며 “반쪽짜리 캠프를 탈피하기 위해 조만간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청년 정치인들이 선대위 활동을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3040세대 인사들을 선대위 실무팀장급에 대거 배치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선대위 수석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며 “여러 의견을 고려해 한두 번의 시행착오를 반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당내 장악력 확대에 나섰다. 선대위의 원활한 구동을 위해서 후보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찬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만찬은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과 함께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더불어민주당#선대위 리모델링#쇄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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