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원팀’ 적신호…홍준표 ‘사실상 불참’-김종인 ‘전면 재구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8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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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왼쪽)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동아일보 DB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왼쪽)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동아일보 DB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대선 모드’에 들어갔다.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윤 후보는 당내 균열을 봉합하고 ‘원팀’으로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를 새롭게 꾸려야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등 당무 관련 업무에 착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며 “대장동으로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카르텔과 싸움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윤 후보는 당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서도 “대선은 당이 중심이다.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해 외연을 확장하고 지지기반을 넓힐 수 있는 선거운동이 돼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지를 모아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우선 윤 후보는 자신의 측근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 선대위 구성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서 경선 캠프 해단식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얼마나 재량권을 부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오찬 회동을 갖고 김 전 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선대위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기존 캠프의 전면 재구성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승리를 위해서 항상 여러 가지 복잡한 선결 조건들을 많이 제시하시는 경향이 있다”며 “그 부분에 있어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의견을 조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선결 조건’과 관련해 “선대위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기존에 열심히 일했던 분들이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주는 행보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전면 재구성, 자리를 비우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장은 지난 9월 “파리 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 전 총장의 현 주소”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도 8월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경선 과정에서 선두 다툼을 벌였던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합류도 풀어야할 과제다.

홍 의원은 7일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사실상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홍 의원은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 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 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홍 의원의 등판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차기 대선판이 석양의 무법자처럼 되어 간다. (여야 대선 후보) 두 분 중 한 사람은 감옥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라며 “부디 대선은 민심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당심으로 치룰 생각은 하지 말고 민심을 따라가는 당심이 되도록 하십시오”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뉴스1

윤 후보는 8일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과 관련해 “주말에 제가 한번 뵈려고 시도했는데 휴식을 하시는 것 같다”며 “너무 또 제가 시간 내 뵙자고 반복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오히려 누가 될 것 같아서 일단 연락을 취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다”고 적었다.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는 당 대선 후보로서 첫 공식 행보로 이 대표 등 당 지도부도 동행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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