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뉴욕·워싱턴 동시타격 다탄두 개발?…기술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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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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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 소식을 1~11면에 걸쳐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열병식에서 여러 가지 신형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신형 ICBM은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려 마지막 순서로 공개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 소식을 1~11면에 걸쳐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열병식에서 여러 가지 신형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신형 ICBM은 화성-15형이 실렸던 9축(18바퀴) 이동식발사차량(TEL)보다 길어진 11축(바퀴 22개)에 실려 마지막 순서로 공개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핵탄두 2~3개가 들어가는 다탄두재돌입체(MIRV) 미사일로 평가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열병식 영상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것은 이동식발사차량(TEL) 실린 채로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신형 ICBM 이었다.

2017년 시험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TEL이 9축(바퀴 18개)이었던 것에 비해 신형은 11축(바퀴 22개)으로 길어졌다. 길이는 2m 길어지고, 너비는 0.1m 굵어져 최대사거리 1만3000㎞의 화성 15형 보다 사거리도 더 늘어났을 것으로 평가된다. 평양에서 미국 본토를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거리다.

또 탄두 부분 형태도 둥글고 뭉툭한 화성-15형과 달라졌다. MIRV인 미국 ICBM ‘미니트맨-3’와 닮아, 탄두부에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PBV는 다탄두 탑재형 ICBM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로, 1, 2단 추진체보다 더 오랫동안 연소하면서 각각의 탄두를 서로 다른 표적으로 정밀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이 실제 이 기술을 확보했다면, 워싱턴이나 뉴욕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상당한 위협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A형’ 역시 같은 관점에서 다탄두형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 수중 사출 시험에 성공한 북극성-3형에 비해 길이는 짧아지고 직경은 커졌기 때문이다. 진수가 임박한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이 아니라 현재 건조중인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 탑재용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신형 ICBM과 SLBM 모두 아직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실제 다탄두 기술력을 확보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북한이 이미 확보했다고 보기엔 너무 고급 기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월리엄스 부국장은 “다탄두 기술에는 발사된 복수의 핵탄두가 모두 같은 궤도를 그리며 날다가 동일 목표물에 떨어지는 다소 조악한 형태와,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에 의해 동시에 다른 목표물을 타격하는 진전된 형태가 있다”며 “전자는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후자는 미국이나 러시아 등이 보유한 기술로 북한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ICBM 개발 성공의 관건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ICBM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은 가능하지만, 아직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형 ICBM이 다탄두 탑재 가능 형태로 진화한 것은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한 북한의 자신감을 방증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신형 ICBM이 측면에 흰색 사각형 표식으로 연료/산화제 주입구로 의심할 수 있는 영상이 식별되는 점 등을 들어 액체연료 기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북한의 기술이 아직 사실상 곧바로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엔진 장착까지 발전하진 못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러나 화성-15형과 16형 모두 액체연료 방식을 고수한만큼 북한이 확보 여부가 불확실한 고체연료 방식 보다는 기술력이 완성된 액체연료 방식의 다탄두형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미 60년대 미국과 소련에서 나온 액체연료 기술에 기반해 SLBM인 북극성-1형을 개발했고 정밀 제어가 필요한 PBV 기술의 경우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며 “북한 ICBM 기술이 액체연료 기반 다탄두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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