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고려인 1세대 요양원 찾아 “고생하셨다”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9일 2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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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 영부인 동행…대통령은 40인승 버스 요양원에 증정
할머니가 “한국 가보고 싶다” 하자 김 여사 “꼭 한번 챙겨보겠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인 미르지요예바 여사와 타슈켄트 369 유치원을 방문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인 미르지요예바 여사와 타슈켄트 369 유치원을 방문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19일(현지시간) 미르지요예바 여사와 함께 369 유치원을 방문한 데 이어 수도 타슈켄트 외곽에 위치한 아리랑 요양원을 찾았다.

아리랑 요양원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의 합의로 고려인 1세대 독거 어르신을 위해 만든 요양원이다. 2006년 양국 정부간 합의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측이 건물을 무상증여하고 재외동포재단이 개보수를 지원해 2010년 3월 개원했다.

고려인은 1920년대 스탈린 치하 소련 연해주 등지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조선인 약 17만명의 후손으로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단일국가로는 가장 많은 18만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75분 동안 이 요양원에 입소중인 1세대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눴다.

먼저 김나영 요양원 원장은 “1937년 이전 출생 고려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떻게 사시는 지 얘기 좀 들려드리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했다. 연세가 많으셔서 평균 85세, 고령자가 95세다”라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고려인들의) 뿌리는 한국인이지만 우즈벡 국민이기도 하다. 여기올 때 마음이 복잡했다. (당시) 나라잃은 마음으로 왔을 텐데 마음이 아팠다. 고생하셨다고 들었고 한국 국민으로 우즈벡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많이 컸고 (이제는 다른 나라에게) 무엇을 도와주고 함께 클 것인가를 많이 이야기한다. 대통령이 정상회담하며 ‘우리도 줄 것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 뿌듯하다. 그 밑바탕에는 어머니들의 노고가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김 여사는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참석자 중 최고령인 강안나 할머니가 고려인 집단농장에서 불렀던 노래를 부르자 김 여사는 함께 손짓을 하며 장단을 맞췄다.

허 이오시프 할아버지(85)는 “3살부터 우즈베키스탄에 살았다. 역사적으로 한국이 고향이지만 실질적으론 우즈벡이 고향”이라며 “우즈벡 정부가 아니었으면 살 수가 없었다. 빵 한 조각도 나눠 먹을 수 있었다. 우즈벡 정부에 감사하고, 나이 들어 좋은 요양원에 살 수 있는 것은 역사적 고향인 한국 덕분이다. 한국 정부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조 조야 할머니(85)가 “조선 딱 한번 가봤으면 좋겠는데 나는 85세다. 조선을 못 갔다”고 하자 김 여사는 김 원장을 향해 “건강하신 것 같으니까 꼭 한번 챙겨봅시다”라고 당부했다.

또 두 여사는 병환 중인 한 할머니를 방으로 찾아가 인사를 나눴다. 이어 1층 프로그램실에 들러 고려인 어르신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한국인이 23명이나 노력영웅 받았다는데 다 여러분의 덕이다. 대단히 감사하다. 이주했을 때 어려움, 배고픔이 얼마나 컸을지……. 우리나라가 더 커져서 이제는 함께 커나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우리 동포 덕분에 우즈벡에서도 존경받는 고려인이 되신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 국민들이 안 아프게 하는 대한민국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밖에도 김 여사의 아리랑 요양원 방문을 계기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40인승 버스를 요양원에 증정하기로 결정, 미르지요예프 여사가 이날 버스 열쇠를 요양원에 증정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는 “오늘 미르지요예바 여사와 함께 다녔다”며 “여기 영부인 방문은 처음이지요. (영부인께서) 도로도 내주시고, 꽃도 해주시고, 40인승 버스도 해주시면서 사시는 것도 살펴주시겠다고 하셨다”며 미르지요예바 여사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요양원 1층 벽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시 부시장 시절 방문해 남긴 ‘홀로 아리랑 노래가 가슴에 와 박힙니다. 너무 늦지 않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하겠습니다. 건강 만세’라고 적은 방명록이 게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타슈켄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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