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호칭, ‘軍 최고사령관’→‘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왜?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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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사령관 지위 인민군→국가 영역 확장 관측
"국무위원장, 전체 인민 대표 격상 알리는 표현"
"확대해석 경계해야, 호칭 변경 일시적" 반론도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보도하면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호칭 대신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 호칭을 사용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국무위원장의 지위 격상과 권한 강화에 따른 변화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위원장 추대를 강조하기 위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보도에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령도자”라고 호칭했다. 기존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호칭 대신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이다.

북한 헌법 102조는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은 인민군 최고사령관보다 조금 더 국가 영역으로 확장된 개념”이라며 “국무위원장이 가지는 성격 자체가 전체 인민을 대표한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격상됐음을 알리는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이어 “국무위원장이 국가수반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하면서 전반적 무력을 통솔하는 최고사령관으로서의 지위가 명실상부해졌기 때문에 ‘군’에 한정하지 않고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변화는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호칭이 변경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 호칭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인 국무위원장에 추대된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했다.

정 본부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앞으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보도하면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할지는 의문”이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을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회 위원장’,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호칭으로 소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 호칭 변화의 배경은 개정된 북한 헌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통상 헌법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된 헌법 내용을 유추할 수 있게 해주는 단서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직,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 등 새롭게 나온 호칭 정도다.

이에 비춰볼 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대표한다고 명시한 117조, 국무위원장을 ‘공화국 최고령도자’라고 규정한 100조 등이 수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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