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오가는 北-中’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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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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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8일 함흥 회동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방중과 남북 정상회담 등 내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중은 6자회담 복귀와 연계해 중국의 대북 지원을 노린 ‘협상용’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일 방중추진 黨대黨차원 격상”
동용승 삼성경제硏경제안보팀장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차원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방중 문제가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배석한 북한 측 김영일 당 국제부장과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모두 노동당 소속이고 내각 소속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빠진 점이 근거다. 김 위원장은 2000년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언론에 동선이 공개돼 신변안전상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 외교부와 북한 외무성이 추진했다. 따라서 두 나라는 올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당 대 당’ 차원으로 격상해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김 위원장이 연내 중국을 방문할 개연성은 높다. 최근 미국 정부가 국내 경제 문제에 매달리고 있어 북한은 최대한 중국과 밀착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정상회담 계획등 함흥서 내비친듯”
박병광 국가안보전략硏연구위원


왕 부장이 함흥까지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는 점에 비춰 두 사람 사이에 남북 정상회담 계획 등 상당히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다. 왕 부장은 김 위원장이 중국 측 고위 인사 가운데 믿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래서 김 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왕 부장을 함흥까지 부를 수 있었고 편하게 깊은 이야기를 나눌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고받았을 내밀한 이야기라면 단연 남북 정상회담일 것이다.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북한은 겉으로는 ‘보복 성전이 시작됐다’고 남한을 위협하지만 김 위원장은 현재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함흥 면담에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계획의 일부분을 왕 부장에게 털어놓았을 개연성이 있고 왕 부장은 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우호관계를 확인했을 것이다.
“北, 경제난 돌파구 中은 공조 재확인”
오승렬 한국외국어대 교수


북-중 간 고위 당국자 교차 방문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긴밀해진 한미 공조에 대응해 북-중 공조를 재확인하려는 중국과, 6자회담 복귀 대가로 중국의 대북 지원을 극대화하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미중 간 북핵 문제 협력은 지난해 10월 파열음이 생긴 반면 한미 간 협력관계는 무르익었다. 중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과정에서 주도권을 한미에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왕 부장을 북한에 보내 북-중 공조를 확인하고 남북 정상회담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도 얻었을 것이다.

북한은 왕 부장에게는 비핵화 찬성 원칙만 밝힌 뒤 김계관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 이근 차석대표를 중국에 보내 ‘6자회담에 복귀할 테니 대규모 경제원조를 해 달라’며 최대한 실리를 얻으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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