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변협 자체를 부인해선 곤란"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44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회장 송두환·宋斗煥)은 27일 임시총회를 열고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정재헌·鄭在憲)에서 활동 중인 민변 소속 변호사의 변협 직책 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의했다.

민변은 이날 △변협 집행부 사퇴 권고 △민변 소속 변호사의 변협 직책 사퇴 권고 등 두 가지 안건을 놓고 회원 147명이 찬반투표를 벌여 이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한 변협 직책 사퇴 권고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민변에는 변협 회원인 전국의 변호사 총 4600여명 가운데 356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에 따라 민변 소속 변호사 27명이 위원으로 있는 변협 인권위원회의 존립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변은 표결을 마치고 성명서를 통해 “변협 결의문의 작성 및 발표를 방관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변협 집행부의 자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변협 직책 사퇴를 권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민변은 또 “변협이 결의문 채택 과정에서 전체 변호사들의 총의를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했으며 결의문의 내용이 추상적이어서 변협이 정부의 각종 개혁작업에 반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민변의 결의에는 변협 집행부와 민변간의 ‘보수와 진보’라는 기본노선 차이가 큰 배경으로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특히 ‘변협 집행부 사퇴 요구’ 안건을 두고 민변 회원들간에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관계자는 “이 안건이 결의될 경우 본의 아니게 변협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와 변협은 민변이 반드시 참여해 활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협 집행부 관계자는 “변협 집행부 사퇴 안건마저 통과됐다면 변호사들간의 극한 대립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