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정형근 "이회창 정신못차렸어" 발언에 곤혹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44분


“이회창(李會昌)이를 몰아내야 돼.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어.”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기획위원장이 이총재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내용이 26일 밤 TV뉴스에 그대로 방영됐다.

이 보도가 나가자 이총재측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윤환(金潤煥)의원 등을 낙천시킨 뒤 이총재의 포용력 부족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던 터에 정위원장마저 ‘반기’를 들고 나선 꼴이 됐기 때문.

즉각 수습에 나선 이총재측은 “정위원장이 ‘총재를 위한 고언이 좀 지나쳤다’며 해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 지역구에 머물고 있는 정의원은 27일 “이총재가 부산정서를 너무 모르고 공천을 했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부산에서 한나라당이 반타작하기도 쉽지 않다”고 여전히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총재가 초심으로 돌아가 측근 의존정치에서 벗어나 광범위한 인재등용을 통해 거당적인 선거체제를 가동해야 한다”면서 “이총재는 이번 총선이 문제가 아니라 대선을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위원장은 이총재와 결별할 생각은 아닌 듯하다. 그는 “이총재가 ‘대쪽 이미지’를 살려 나가되 포용력을 발휘해야 당도 살고 이총재도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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