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창리核」보다 험난한 미사일협상…北-美협상타결이후

  • 입력 1999년 3월 18일 19시 16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북―미 금창리 회담의 타결로 ‘한반도 긴장지수’는 일단 하향곡선을 그리게 됐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정부당국자들도 “이제 한반도 긴장완화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라고 말한다.

우선 북―미 협상의 결과물인 금창리 핵사찰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내달까지 금창리 방문을 위한 북―미간 실무협상이 벌어진다. 미국은 5월로 예정된 1차 사찰 때 30여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시료채취와 대기검사 방사능검사 등을 통해 금창리 지하시설의 용도를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의 지하시설이 아직은 거대한 지하인조동굴일 가능성이 높아 핵시설 여부를 놓고 북―미간에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북측은 “이게 무슨 핵시설이냐”고 미측을 몰아세울 것이고 미측은 “핵시설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가 아니냐”고 반박할 수가 있다. 만일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북―미간 합의가 깨진다면 한반도는 다시 긴장에 휩싸일 것이다.

금창리 문제보다 더 골치아픈 현안이 29일부터 평양에서 이뤄지는 북―미 미사일 4차협상이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막을 아무런 법적 규범적 근거는 없다.

북한으로서는 또 미사일 수출이 중요한 ‘외화벌이사업’이기 때문에 협상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미사일 수출중단에 대한 보상금으로 최소 3년간 매년 10억달러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협상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측이 이번 뉴욕협상 과정에서 미사일 개발 및 수출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북한측은 “의제가 아니다”는 이유로 반발했다는 러시아 방송의 보도도 있었다. 내달로 예정된 4자회담이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경수로 지원문제 등도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골칫거리’를 던져줄지 모른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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