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정용관기자] 한보자금 수수혐의로 이번주초 검찰조사를 받게 될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은 설연휴기간 외부인사와의 접촉을 삼간채 검찰소환에 대비했다.
홍의원은 울산에서 누이동생(沈完求·심완구 울산시장의 부인) 장례식을 마치고 귀가, 분당 자택을 찾은 친지나 측근들만 만났을 뿐 두문불출했다.
홍의원은 이들에게 『왜 하필 나냐』고 분개하면서도 자신이 검찰에 소환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함께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9일 전화통화에서 『아직 검찰 등 사정당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바 없으나 검찰이 소환을 요청하면 적극 협조하겠다』며 검찰 출두를 기정사실화했다.
홍의원은 소환에 대비, 평소 친분이 있는 청와대와 검찰 및 여권관계자들에게 연락, △청와대 분위기 △검찰수사상황 △鄭泰守(정태수)한보회장의 진술 수위 등을 알아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전언.
홍의원은 자신이 한보연루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데도 당에서 「지원사격」을 해주지 않는데 대해 불편한 심사를 노출하면서 언론에 이름이 나오게 된 배경을 나름대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회의 권의원은 지난 7일 일산으로 金大中(김대중)총재를 방문, 아침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검찰소환에 따른 대책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의원은 8일 평창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 것 외에는 일절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으며 연휴기간 내내 시내 호텔에 머물며 측근들과 정치자금법 등 관련법을 상세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의원은 오는 13일 외무부 문서변조사건 재판까지 겹쳐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법률적 대응책도 함께 논의했다.
권의원은 검찰조사에서 한보로부터 받은 돈이 특혜대출압력과 무관하다는 점을 해명하는데 주안점을 둘 방침이다.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시점과 당시의 정황, 돈의 액수(1억5천만∼1억6천만원), 돈의 사용처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이라는 점을 입증한다는 것.
이와 관련, 권의원측은 『정치자금법 등 관련법에 대한 검토결과 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가 현행법이나 당시 법으로나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