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用寬기자] 李基澤(이기택)민주당총재의 23일 연두기자회견에는 당소속 12명의 현역의원중 李重載(이중재) 李富榮(이부영) 河璟根(하경근) 趙重衍(조중연) 李圭正(이규정) 權五乙(권오을)의원만이 참석했다. 이총재의 표정도 그리 밝지 않았다. 「3金(김)」주도로 전개되는 정국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민주당의 한계를 느끼게 했다.
이총재는 이날 대선과 관련, △범야권 후보단일화 △단일화 실패시 자신의 출마를 포함한 독자후보 추대 등 두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회견에서 『DJP(DJ와 JP의 후보단일화)에 의한 대권도전은 필패(必敗)』라며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퇴진을 전제로 한 야권통합 및 범야권 후보단일화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야권통합과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라면 한 알의 밀알이 될 각오가 돼있다』면서 『후보단일화를 위해 두 김총재는 물론 평화적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모든 민주인사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야권 제삼후보론」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이총재 자신도 의문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87년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에 실패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자신의 「충정어린」 제안이 양김 총재에 의해 거부된다면 결코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총재는 후보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후보 국민경선방안」을 검토하면서 늦어도 6월 이전에 독자적인 대통령후보를 확정짓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민 대다수의 호응을 얻는 제삼후보가 나오면 그분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면서 『그러나 국민들이 「바로 당신이오」라고 한다면 흔쾌히 대권에 도전, 올바른 국정을 펼쳐 보겠다는 열정은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다』며 출마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이밖에 최근의 정국상황에 대해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날치기법의 무효를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날치기처리를 방조한 의혹이 있다』고 양측 모두를 비난했다.
이총재는 『앞으로 신한국당과 연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한국당은 앞으로 갈수록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이기 때문에 합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총재의 기자회견에 대해 신한국당은 물론 국민회의 자민련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야권은 이총재의 양김퇴진 및 후보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제의에 대해 『관심밖』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