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염증 관리 돕는 ‘텃밭 보약’ 애호박[정세연의 음식처방]

  • 동아일보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가 높으면 훨씬 덥게 느껴지는 것처럼 우리 몸도 열기와 습기가 함께 쌓이면 기운이 떨어지기 쉽다. 몸이 물먹은 솜처럼 축축 늘어지고 피로감이 오래가는 이유다. 이럴 때는 열을 식혀 주고 몸속 습기를 원활하게 배출하도록 돕는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애호박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애호박은 된장국과 볶음, 전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친숙한 식재료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데 영양과 효능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호박을 ‘남과’라고 하며 보중익기(補中益氣)의 효능이 있다고 본다. 쉽게 말해 떨어진 소화기능을 돕고 기운을 북돋워 몸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은 애호박이 부기를 빼주는 채소라고만 생각한다. 물론 애호박은 수분 배출을 도와 몸이 붓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애호박의 진짜 장점은 단순한 이뇨작용보다 기운을 보충하면서 몸속의 불필요한 습기를 자연스럽게 배출하도록 돕는 데 있다. 소화기능이 떨어져 더부룩하거나 몸이 무겁고 쉽게 피로해지는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애호박은 염증 관리에도 유용한 채소다. 애호박에 풍부한 몰리브덴은 체내 여러 효소의 활성에 관여하는 미량 원소로,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준다. 애호박에는 비타민C도 함께 들어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애호박는 다른 호박류보다 몰리브덴 함량이 높다. 여기에 식이섬유와 베타카로틴, 비타민A 등 다양한 성분이 더해져 세포 손상을 줄여 준다.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애호박은 단맛이 있지만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 채소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고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익혔을 때 은은한 단맛이 나기 때문에 설탕 사용을 줄이는 데도 좋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택이다. 애호박의 열량은 100g당 22Cal 정도로 매우 낮다. 수분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적은 열량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기 쉽다. 여름철 별미인 호박잎도 빼놓을 수 없다. 호박잎은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강된장이나 쌈장과 함께 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데도 좋다.

애호박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는 애호박젓국찌개를 추천한다. 애호박과 새우젓은 식치 궁합이 좋은 조합이다. 두부를 함께 넣으면 부족한 단백질을 보완할 수 있고, 식이섬유 섭취를 위해 호박잎을 곁들이면 좋다. 들기름을 약간 더하면 구수한 풍미까지 살아난다. 애호박은 비교적 안전한 채소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한 만큼 과도하게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가 생길 수 있다.

여름철 건강 관리는 특별한 보약보다 제철 채소 한 접시에서 시작된다.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치기 쉽다면 오늘 저녁 식탁에 애호박 요리 하나를 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애호박은 볶음이나 찌개, 전 등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채소다. 제철에 수확한 애호박은 맛이 부드럽고 수분이 풍부해 더운 날씨에도 먹기 좋다. 값은 저렴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는 여름철 보약이 될 수 있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7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11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소고기보다 추천합니다! 기운 없고 피곤할 때 보약 되는 채소 한가지’(https://youtu.be/ni52Glu0H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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