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역” 靑 경고받은 이병태…‘친명’서도 사퇴 촉구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5일 14시 23분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5 ⓒ 뉴스1
서울 배재고의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사태와 관련해 “5·18이 성역인가”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여권에서 사퇴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5일 조국혁신당과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김남준 민주당 의원도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안은 단순한 표현의 자유 논쟁이 아니다”며 “문제는 2년 임기 보장으로 해촉 불가능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이 5·18 조롱 논란을 두고 ‘성역화’, ‘북한’이라는 언어를 사용하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기반을 흔들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18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고 국가폭력에 맞서 시민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라며 “학문적 토론과 비판은 가능하지만, 피해의 역사를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일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감쌀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더구나 공직자라면 더더욱 해서는 안 될 태도”라며 “공직자는 사적 권리보다 공적 책무를 우선해야 하고, 자유로운 시민으로서의 발언과 국가기관의 책임 있는 직책을 맡은 공직자의 발언은 결코 같은 무게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의 직함을 단 채 국민 통합과 헌정 가치를 훼손하는 발언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사적 권리를 앞세워 이재명정부의 통합 의지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해촉이 불가한 만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임명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앞서 이날 최 의원도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부위원장은 즉시 사퇴하시라”며 “5·18 폄훼, 조롱을 옹호하며 ‘5·18이 성역이냐’했다가 청와대가 경고한 뒤 ‘뭘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님은 이재명 정부와 안 어울린다”고 했다.

범여권에서는 조국혁신당도 이 부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은 이날 “이 부위원장의 발언은 우리 사회가 통합적 운영을 위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5·18 민주화운동은 헌법전문에 수록하는데 국민적 합의가 있을 정도로 지금의 한국 사회의 배경이 되는 역사다. 이에 대해 ‘북한 같다’며 정면으로 색깔론을 제기한 인사까지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부위원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거듭 강조하며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응원 구호가 적절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면서도 “부적절했다면 비판하면 된다. 그 비판도 표현의 자유지만 발언을 근거로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의 부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구호가 아니라 그들의 처벌이 광주민주화운동의 조롱과 폄훼라고 믿는다”며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 그게 기본권이다. 소수의 미친 소리는 다수의 진리에 의해 정화된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은 2일에도 같은 사안을 두고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며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이 부위원장에 대한 경고에 나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4일 공지를 통해 “이 부위원장의 개인적 의견은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 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특히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이에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KAIST 교수 출신이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근이던 이 부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발탁한 ‘뉴이재명’ 인사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이 부위원장을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하려 했다. 하지만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막말’ 논란으로 영입이 무산됐다. 그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서도 여권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이병태#규제합리화위원회#5·18 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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