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손혜원 1심 유죄, 공직자의 업무상 비밀 이용에 대한 경고장

동아일보 입력 2020-08-14 00:00수정 2020-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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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혜원 전 의원이 1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12일 손 전 의원이 업무상 알게 된 사실을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부패방지법 위반)와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를 유죄로 인정했다. 손 전 의원은 “차명이면 전 재산을 국고로 환원하겠다”며 혐의를 부인해왔고, 1심 판결이 나자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아직 상급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번 판결은 공직자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부패방지법 제7조의 2에는 ‘공직자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사건”이며 “우리 사회에서 시정돼야 할 중대한 비리”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해 공직자들의 다주택 보유와 이해충돌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의원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직자들은 각종 부동산 정책과 개발계획 등 미공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들이 노른자위 땅에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의문을 가진 국민이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부패와의 전쟁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고, 부패가 비교적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직자들이 권한을 이용해 부정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안’은 8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 법안에는 인허가, 수사, 채용 등 직무과정에서 직면하는 이해충돌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8가지 행위 기준이 담겨 있다. 이번 기회에 법 제정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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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1심 유죄#공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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