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뽑아 본 경제계 10대 뉴스[오늘과 내일/하임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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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2는 5G, 폴더블폰 세계 최초 상용화
대다수는 악성 뉴스 “내년 괜찮을까”

하임숙 산업1부장
하임숙 산업1부장
많은 사람들이 묵은해를 보내는 자신만의 이벤트가 있다. 샐러리맨들은 연말에 인사 소식을 보며, 또는 송년회를 하며 한 해가 가는 걸 체감한다. 방송사의 각종 연말 시상식을 시청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름의 의식으로 경제산업계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좋은 일부터 생각해보니 5세대(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폴더블폰 세계 최초 상용화가 있었다. 4월에 시작된 5G 상용화는 이달 말 현재 약 470만 명의 가입자를 끌어들이며 안착했다. 여전히 서비스가 제대로 안되는 지역이 있고,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뛰어난 성과다.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4세대(LTE) 통신 상용화까지 추격자였던 한국이 5G부턴 선도국이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최초는 성과로 이어졌다. LTE 시절까진 시장점유율 4위에 그친 통신단말기 시장에서 5G부터 1위로 올라섰다. 드디어 스마트폰 단말기와 함께 기술장비 시장에서도 앞서가게 된 것이다.

딱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폰은 글로벌 전자회사들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기 위해 어마어마한 경쟁을 펼쳤지만 왕관을 쓴 건 삼성이다. 평가 제품에서 나타난 여러 단점을 보완해 9월에 제품을 내놓자마자 동이 났다. 11월에 중국 화웨이가 쫓아왔지만 판매 일주일 만에 화면 깨짐 현상이 나타나는 등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여전히 잘 팔리지만 혁신은 없는 애플은 시제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두 가지를 제외하면 더 이상 ‘명백히 좋은’ 10대 뉴스를 찾기 힘들었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 본격 시행은 앞으로 세계 최초의 싹을 자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안 좋은 10대 뉴스로 뽑을 수밖에 없었다. 5G를, 폴더블폰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 위해 우리 전자·통신기업 연구원들이 지새운 밤은 얼마나 길었던가. 하지만 이제부턴 이 같은 몰입의 시간을 마음껏 가질 수 없다. 최근 정부가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최대 3개월까지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시행령을 고쳤지만 세계 최초를 만드는 연구가 어디 3개월 만에 결실을 맺겠는가. 더구나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서 말이다.

기존의 무역질서가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한 일본의 수출 규제, 혁신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온갖 규제와 편견을 뚫고 지속되는 게 더 어렵다는 점을 알려준 타다 논란도 10대 뉴스로 꼽을 만하다. 보유세 양도세를 모두 높이고 대출은 막는 방식으로 주택매매 시장의 담벼락을 한참 높여 결국은 집값이 폭등의 순환고리에 들어가게 한 부동산 정책, 기업경영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각종 반기업 정책도 있다. 사실 국민연금 가이드라인,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상 최고경영자 처벌 등 반기업 정책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100대 정도는 꼽아야 할 판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 잇달아 진 재계의 큰 별들, 뒤를 이은 젊은 오너들이 일으킨 세대교체 인사바람까지 합하니 9개가 순식간에 채워졌다.

마지막 하나는 제1노총이 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다. 민노총은 앞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등 정부위원회 70여 곳에 노측 대표로 참여해 주요 노동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대규모 고용을 일으키는 제조업 기반이 4차 산업혁명 때문에 뿌리까지 흔들리는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노총은 더 큰 정치세력화로 더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뽑아 놓고 보니 다수가 그 영향이 올해에만 그치지 않을 ‘악성’ 10대 뉴스다. 그래 그런지 요즘 만나는 기업인들이 묻는 공통된 하나의 질문이 있다. “내년 우리 경제 괜찮을까요.”

하임숙 산업1부장 artemes@donga.com
#경제계 10대 뉴스#5세대#폴더블폰#수출 규제#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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