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룡]과학기술 질적 성장 위한 투자확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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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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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과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원천이다. 모방 기술로는 세계무대에서 선진국이 될 수 없으므로 창의적 과학기술 인력의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초연구분야 투자를 꾸준히 확대했다. 그 결과 한국은 이제 국제적 과학기술 학술지에 발표하는 연구논문 편수에서 세계 12위권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양적인 면에서는 이처럼 과학기술 대국으로 성장했으나 실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최근 5년 동안 발표한 논문의 평균 피인용 횟수 면에서 여전히 세계 30위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양대 최고 학술지(네이처, 사이언스)의 논문 수 점유율은 아직도 20위권이다. 한국연구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인용 실적이 높은 논문은 1300여 편으로 세계 16위 수준이고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데이터베이스(DB)를 발간하는 톰슨사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연구자 5000여 명 중 한국인은 4명에 불과하다.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전하려면 지금보다 연구의 창의성을 더욱 향상시키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과학계의 발전을 주도할 역할 모델 과학자를 지원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기초연구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념하여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스타 과학자의 육성이다. 과학기술 분야에 인재가 모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명성과 경제적 지원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스타 과학자를 육성하여 역할 모델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수 과학자의 장기적 지원체제 마련이다. 우수한 연구자에게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연구비를 지원해야 우수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중 창의적 연구, 우수연구센터를 통해 세계적 수준에 오른 국내 최우수 과학자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도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을 통해 국가과학자지원사업에 11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8000억 원이 넘는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전체 연구비를 감안하면 아주 작은 규모이지만, 최우수과학자를 대상으로 계속적인 지원체제를 가동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경제성장의 원천으로 획기적인 연구 성과의 창출이 중요하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 양성이 국가경쟁력의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아울러 별도로 시행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중 창의적 연구를 통해 성장한 우수연구자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또한 의의가 있다.

국가과학자지원사업을 시행해 창의형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역할 모델 과학기술자를 육성하고 과학기술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하루빨리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가는 꿈을 이루기 바란다. 이와 동시에 스타 과학자의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존경을 통해 재능 있는 청소년을 과학기술 분야로 유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만 기대되는 성과에 비해 지원하는 예산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고 선정 인원이 4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제한적인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의 문제에 직면하겠지만 일본의 창조과학기술추진사업(ERATO)과 네덜란드의 스피노자상 등 국내 국가과학자지원사업과 비슷한 해외 사례와 견주어 볼 때 예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룡 KAIST 교수 국가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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