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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18일 2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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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씨는 한나라당에서 14년간 장관, 국회의원, 도지사를 지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석 달 전 제 발로 당을 뛰쳐나간 인물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정당이라고 욕까지 했다. ‘배신의 정치’ ‘분열의 정치’를 온몸으로 보여 준 손 씨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보따리장수’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국민 대통합’을 외치고 있다.
범여권이 그에게 추파를 보내는 모습은 더욱 가관이다. 손 씨의 지지율이 5% 남짓하지만 범여권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으니 그를 끌어들여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치 이념도, 윤리도 아랑곳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겠다는 그들의 행태가 무서울 정도다. 자신들도 분당, 탈당을 밥 먹듯 하니 손 씨의 변절이 흠으로 보일 리 만무하겠지만 그러고도 지난 4년간 ‘개혁’과 ‘도덕성’을 입에 달고 살았다.
행사에 참석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수구냉전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한 통합함대 발진 준비가 완료됐다”는 말로 손 씨의 범여권 합류를 기정사실화했다. 정 씨는 어제 탈당하면서 “2007년의 시대정신은 대통합”이라고 선언했다. 이 정권의 실정(失政)에 책임을 느낀다면 대선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야 할 사람이 ‘시대정신’ 운운하니 국민 알기를 너무 우습게 안다. 손 씨나 정 씨나 ‘시대정신’은 고사하고 정치 도의(道義)부터 새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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