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미래의 경쟁력”… AI ‘숨은 고수’를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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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최고 전문가 영입 눈길

전 세계적으로 AI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주자로 AI대학원 설립을 준비 중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난해 대비 AI 전문가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왼쪽부터 박경준 DGIST AI협업센터장과 7월 DGIST에 부임하는 송진영 
박사, 김용준·진경환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DGIST 제공
전 세계적으로 AI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주자로 AI대학원 설립을 준비 중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지난해 대비 AI 전문가를 2배 가까이 늘렸다. 왼쪽부터 박경준 DGIST AI협업센터장과 7월 DGIST에 부임하는 송진영 박사, 김용준·진경환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DGIST 제공
‘인공지능(AI) 브레인 드레인(인재 유출)’.

3일(현지 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행한 ‘인공지능 지수(AI Index)’ 보고서는 대학과 기업 사이에 뺏고 뺏기는 치열한 인재 전쟁을 이같이 표현했다. AI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대학의 AI 전문가를 빼내려는 기업의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AI로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의 65.7%는 기업이 채갔다.

대학에서는 젊은 AI 전문가들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박사학위를 받고 몇 년간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 경력을 쌓거나 기업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30대 연구자는 ‘금값’이다. 국내 대학도 AI대학원을 설립해 관련 교과 과정을 늘리고 이들을 전임 교원으로 채용하는 등 30대 AI 연구자를 영입하는 데 애쓰고 있다. 비전·음성인식, 빅데이터 등 AI 전문가 풀이 좁은 분야일수록 몸값은 더 높다.

컴퓨터 비전을 전공한 전해곤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 교수(36)는 “2015년 박사후연구원을 지내면서 딥러닝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최근 AI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연구 분야뿐 아니라 전문성과 아이디어를 가진 인력을 모셔가려는 경쟁도 대학과 기업, 대학과 대학, 기업과 기업 간에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AI대학원 8곳 운영…올해 2곳 신설

2019년 국내 최초로 AI대학원의 문을 연 KAIST는 전임 교수 13명 중 절반이 넘는 8명이 30대다. 2020년 개원한 GIST AI대학원도 전임 교수 8명 중 절반인 4명이, 포스텍 AI대학원은 17명 중 7명이 30대다. 지난해 말 AI대학원을 개원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9명 중 5명이 30대다.

곽수하 포스텍 AI대학원 교수(37)는 “AI 분야는 젊은 연구자에게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최근에는 AI에게 점점 더 복잡한 일을 시키는 등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이론과 실전을 모두 갖춘 인재를 찾기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AI대학원은 공통적으로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의 핵심으로 불리는 기초 이론뿐 아니라 AI 프로그래밍, 자연어 처리 등 알고리즘 개발도 가르친다. 로봇, 헬스케어 등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응용 분야가 포함된 경우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부터 AI대학원 설립을 지원해 지금까지 KAIST, GIST, UNIST, 포스텍,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 8곳이 AI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2곳이 더 신설된다.

○30대 인재 유치 뛰어든 D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도 올해 AI대학원 설립을 준비하며 AI 인재 전쟁에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인 만큼 30대 인재 유치 전략에 더욱 공을 들였다. 박경준 DGIST AI협업센터장(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은 “인공신경망 알고리즘 개발 같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국내 대학에는 드문 하드웨어 전문가까지 골고루 포진시켰다”고 말했다.

지난달 삼성리서치에서 DGIST로 자리를 옮긴 진경환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는 AI와 6세대(6G) 이동통신 등 삼성전자의 선행 기술 핵심기지로 꼽히는 삼성리서치에서 비디오 영상 신호처리 기술을 연구했다. AI를 이용해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고, 카메라의 이미지처리장치(ISP) 성능을 개선하는 기술이 주 연구 분야다.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에서 지난해 8월 DGIST에 영입된 김용준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는 AI 기술인 딥러닝으로 계속해서 고집적화되고 있는 메모리의 오류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기술이 세계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사고 대처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송진영 KAIST 연구교수는 올해 7월 DGIST에 부임한다. 그는 “AI는 융합 학문의 성격이 강한 분야에 속한다”며 “뇌과학과 같은 젊은 연구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새로운 연구 분야와 다양한 학문이 결합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DGIST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인공지능#미래#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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