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우주인이 입을 우주복은?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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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타고내릴 때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무게 약 10kg인 러시아의 선내 우주복을 입을 예정이다. 이 우주복에는 섭씨 120도의 고온과 영하 120도의 극저온에 견딜 수 있는 첨단섬유인 폴리이미드가 들어간다. 사진은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선 타고내릴 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무게 약 10kg인 러시아의 선내 우주복을 입을 예정이다. 이 우주복에는 섭씨 120도의 고온과 영하 120도의 극저온에 견딜 수 있는 첨단섬유인 폴리이미드가 들어간다. 사진은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 사진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
《2007년 4월 어느 날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 한국인 1명이 외국인 2명과 함께 러시아의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8∼10일간의 우주여행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어떤 우주복을 입을까.》

○ 선내 우주복, 산소공급과 일정한 압력 유지

러시아 우주선을 타는 한국 우주인은 기본적으로 러시아제 우주복을 입고 우주여행 도중 3번 이상 옷을 갈아입게 된다. 먼저 소유스호에 탑승할 때는 ‘소콜(러시아어로 매라는 뜻)KV2’라는 선내 우주복을 착용한다.

소콜은 우주로 발사되거나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우주선 안에서 입는 우주복이다. 미국의 선내 우주복은 오렌지색인 반면 소콜은 하얀색이다. 해발 고도 약 19km 이상에서는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몸속의 체액이 끓지 않도록 압력을 유지시키는 우주복이 필요하다.

우주정거장서 활동할때
해발고도 350km의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1기압에 실내온도가 섭씨 15∼20도로 유지돼 간편한 차림의 활동복을 입는다. 사진제공 사진작가 김신웅 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그룹장 최기혁 박사는 “소콜의 개발은 1971년 우주선에서 공기가 새는 사고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우주복을 입지 않은 3명은 모두 질식해 사망했다. 이후 러시아의 비행복 및 우주복 연구소 ‘NPP 츠베츠다’가 비행 압력복을 개량해 소콜 우주복을 개발했다.

소콜은 크게 2겹으로 나뉘는데 바깥쪽은 하얀색 나일론이, 안쪽은 고무를 입힌 폴리이미드(kapton)란 첨단 재료가 쓰인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종래 교수는 “폴리이미드는 초고온 및 극저온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제 성능을 발휘하는 섬유”라고 설명했다.

○ 우주정거장 밖에서 필요한 선외 우주복은 못 입을 듯

소유스호는 발사 이틀 후 고도 350km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다. 한국 우주인은 ISS에 6∼8일간 머문다. 이때는 간편한 티셔츠와 바지로 된 활동복을 입은 채 우주정거장 안에서 붕붕 떠다니며 과학 실험을 하고 지상의 사람과 통화하기도 한다.

최 박사는 “활동복은 러시아 측에서 미리 준비해 주기로 했다”며 “무인화물용 우주선으로 한 달쯤 전에 음식이나 다른 물건과 함께 ISS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활동복은 먼지가 나지 않고 정전기가 일어나지 않는 옷이어야 한다. 먼지는 우주인의 건강에 해롭고 정전기는 화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한국 우주인은 우주복의 대명사인 선외 우주복을 입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ISS 조립이나 수리 같은 임무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선외 우주복은 섭씨 120도의 고온과 영하 120도의 극저온에 견디기 위해 폴리이미드 등 여러 겹의 직물에다 금속을 코팅한다”고 말했다. 헬멧은 안면 보호창이 강렬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금으로 도금돼 있다.

○ 기저귀 팬티 입고 빨대로 음식 먹고

비상구조복과 비상식량

우주복을 입고 있는데 소변이 마려우면? 최근 러시아에서 소콜 우주복을 입수한 정홍철 스페이스스쿨(www.spaceschool.co.kr) 대표는 “일종의 기저귀 같은 팬티나 콘돔처럼 생긴 호스가 달린 팬티를 입는다”며 “주로 남녀 공용 기저귀 팬티를 착용한다”고 말했다.

배가 고플 때는? 우주복 몸체와 헬멧 사이에 음식과 물이 있다. 손을 대지 않고 쉽게 막대기 형태의 음식물을 먹고 빨대를 이용해 물을 마실 수 있다.

귀환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바다에 불시착하면? 소콜 우주복 자체도 물에 뜨지만, 바다에 가라앉지 않으며 보온 기능이 있는 오렌지색 비상 구조복을 입는다.

스페이스스쿨은 27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6차에 걸쳐 러시아 우주인의 손때가 묻은 소콜 우주복을 직접 입을 수 있는 캠프를 마련한다. 무중력 체험도 하고 우주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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