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분자로 「초고집적회로」만든다…2020년 실용화

  • 입력 1997년 1월 31일 20시 09분


[金炳熙기자] 살아있는 생물세포나 단백질을 이용해 차세대 정보처리소자와 초고집적 기억소자를 만들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생물분자는 재료 자체가 수기가(G)비트의 기억기능을 갖고 있어 기존 기가급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 테라(T)비트(1테라비트는 10조비트)급 기억소자를 만들 수 있는 21세기 신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이에 관한 연구에 착수, 2010년경이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생물전자소자에 관한 세계적인 연구동향은 신경세포를 이용한 뉴로칩과 단백질분자를 이용한 생물분자소자(바이오칩) 두가지 방향으로 나눠볼 수 있다. 뉴로칩은 살아 있는 신경세포를 실리콘칩 위에 배양하여 신경망을 만드는 것.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일본의 NTT연구소 등에서 활발히 연구중이다. 일단 이들은 신경계통에 이상이 있는 환자의 몸속에 이 칩을 이식, 신경회로를 재구성한다는 구상. 궁극적으로는 신경망 컴퓨터의 정보처리회로로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오칩은 생물체에서 정보전달기능을 갖고 있는 단백질이나 항원분자를 모아 차세대 기억소자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일본 히타치 중앙연구소는 95년말 유전자조합기법으로 만든 박테리오 로돕신이란 단백질을 이용, 정보저장 광디스크에 쓸 수 있는 실험용 바이오칩을 개발했다. 미쓰비시전기 연구진도 지난해 초 단백질에 비타민을 결합해 전기가 한곳으로 흐르는 성질을 띤 바이오칩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미국 시러큐스대 연구진이 단백질을 이용한 3차원 광기억소자를 만들어냈다. 연구팀은 이 기억소자로 3.5기가 바이트급의 저장용량을 가진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국내에서는 서강대 화공과 최정우교수가 90년대 초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학과 김학성교수가 지난해부터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최교수팀은 지난해 생물-유기분자 복합체로 구성된 생물분자 광다이오드와 화상 추출기능을 가진 바이오칩을 만들어냈다. 최교수팀은 생물분자 광다이오드를 네가지 분자로 구성해 두가지 분자로 된 일본 미쓰비시 것보다 효율과 기능을 한층 높였다. 이 바이오칩을 바탕으로 현재 기존 기억소자보다 1천배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프랙털 메모리 기능의 소자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교수는 『바이오칩이 실용화되려면 회로 구성기술과 소자의 안정성문제, 분자전선 생산문제 등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며 『늦어도 2020년쯤이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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