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기념일 자축한 푸틴 “러 전략군 항상 전투준비 태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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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엔 우크라 에너지 시설 공습
김정은, 친서 이어 이틀만에 또 축전
젤렌스키 “러시아는 21세기 파시즘”

9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러시아의 국경일 ‘전승기념일’ 79주년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9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러시아의 국경일 ‘전승기념일’ 79주년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자축하는 ‘전승기념일’을 맞아 “러시아 전략군은 항상 전투 준비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79회 전승기념일 기념식에서 “제2차 세계대전 처음 3년 동안 소련이 거의 일대일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웠고 유럽 거의 모든 지역을 지켰다”면서 “(서방 국가들이) 이 같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나치 추종자들이 야망으로 전 세계를 분쟁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누구도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빗대 이들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군사작전’을 펴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7일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이 전승기념일에 이 같은 궤변을 더 강하게 펼친 것이다.

‘승리의 날(Victory in Europe Day)’로 통칭되는 전승기념일은 1945년 나치 독일이 항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날을 일컫는다. 당시 독일은 ‘5월 8일부터 군사행동을 중단한다’는 문서에 서명해 서방 연합군 국가들은 8일을 전승일로 삼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서기장이 “승리의 주역은 붉은 군대”라며 9일 0시 43분(모스크바 시간)에 따로 항복문서를 받은 걸 전승기념일로 여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7일 취임식에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전승기념일 축전도 보냈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신의 영도 아래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제국주의에 패배를 안기길 바란다”고 했다.

러시아는 전승기념일을 하루 앞둔 8일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등을 대규모로 공습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8일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드론(무인기)으로 우크라이나 발전·송전 시설과 군산복합체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또 “최전선인 하르키우와 도네츠크에서 이틀 만에 마을 두 곳을 추가로 장악했다”고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러시아는 ‘21세기 파시즘’ 국가”라면서 “세계는 새로운 나치즘에 기회를 주면 안 된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러시아#전승기념일#공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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