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과 139일만에 통화… 美 “북러 협력-北 도발 우려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일 0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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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中에 ‘北 제어’ 역할 촉구
美 “北과 외교 수행할 준비 돼있어”
고위급 교류-군사소통 재개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한국 총선,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및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 등을 제어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면 회담을 한 지 139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며 국제사회에서 전선 확대를 경계하고 있고, 시 주석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최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같은 통상 분쟁부터 한반도, 대만해협 등의 긴장 고조까지 양국 갈등이 더 번지지 않도록 관리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만해협,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미 전장이거나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지역들이다. 백악관은 통화 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노력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러시아와의 경제·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를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필리핀은 11일 미 워싱턴에서 사상 첫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남중국해 공동 순찰 등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반도체 규제를 단행할 가능성도 예고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일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범용(legacy) 반도체 장악을 막기 위한 공급망 협력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최첨단 분야는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이 앞서지만, 범용 분야에선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양국 고위급 교류 재개, 군사소통 전면 복원 등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미 하와이에서 양국 해상 충돌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6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회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미 대선에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시 주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으로 사칭한 수백 개의 중국 정부 연계 소셜미디어 계정이 바이든 대통령을 ‘사탄에 물든 소아성애자’로 비방하는 등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북한 도발#바이든#시진핑#미중 통화#중국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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