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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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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간 가상화폐왕, ‘고등어’로 화폐 대용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31)가 구치소에서 ‘고등어 절임’을 화폐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프리드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재판 관련 증인들을 위협한 혐의로 8월부터 수감 중이다. 23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뱅크먼프리드가 채식주의자임에도 구치소 매점에서 고등어 절임 팩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4년 교정 당국이 수감자들의 흡연을 금지한 뒤로 교도소 내에서 고등어 절임이 담배를 대체해 화폐처럼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고등어 절임 팩은 수감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음식이었다. 가격은 한 팩에 1달러 정도이고 1인당 한 주에 14개씩만 구입할 수 있다. 유통되는 양이 정해져 있다 보니 화폐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뱅크먼프리드는 사기, 공모, 돈세탁 등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던 2일 재판 직전에도 동료 재소자에게 고등어 절임 팩을 주고 머리를 잘랐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뱅크먼프리드는 마약과 무기 밀매 혐의로 기소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과 같은 방을 쓰고 있다. 또 멕시코 마약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이 미국으로 코카인 50t을 반입하도록 도운 헤나로 가르시아 루나 전 멕시코 안보장관과도 함께 수감돼 있다. WSJ는 “뱅크먼프리드가 이들로부터 구치소 경제를 배웠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일주일에 한 번 변호사가 아닌 일반 방문객 면회를 할 수 있으며, 법률 자료만 검토할 수 있는 노트북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교도관들에게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1심 판결이 나오는 내년 3월 28일 이후에 연방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유죄가 선고된 유명인들에게 수감 생활을 조언하는 빌 바로니 변호사는 “고등어 화폐는 가상화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며 “뱅크먼프리드가 이감될 때 고등어 화폐를 가지고 갈 것 같다”고 WSJ에 말했다. 뱅크먼프리드에게 적용된 7개 혐의가 모두 인정돼 최고형이 선고될 경우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5 01:40
‘가상화폐의 왕’ 샘 뱅크먼프리드, 구치소선 ‘고등어 절임’을 화폐로 사용?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31)가 구치소에서 ‘고등어 절임’을 화폐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프리드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재판 관련 증인들을 위협한 혐의로 8월부터 수감 중이다.23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돼있는 뱅크먼프리드가 채식주의자임에도 구치소 매점에서 고등어 절임 팩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4년 교정당국이 수감자들의 흡연을 금지한 뒤로 교도소 내에서 고등어 절임이 담배를 대체해 화폐처럼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본래 고등어 절임 팩은 수감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음식이었다. 가격은 한 팩에 1달러 정도이고 1인당 한 주에 14개씩만 구입할 수 있다. 유통되는 양이 정해져 있다보니 화폐로서의 안정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뱅크먼프리드는 사기, 공모, 돈세탁 등 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던 2일 재판 직전에도 동료 재소자에게 고등어 절임 팩을 주고 머리를 잘랐다고 WSJ는 전했다.현재 뱅크먼프리드는 마약과 무기 밀매 혐의로 기소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과 같은 방을 쓰고 있다. 또 멕시코 마약 조직인 시날리오 카르텔이 미국으로 코카인 50t을 반입하도록 도운 게나로 가르시아 루나 전 멕시코 안보장관과도 함께 수감돼있다. WSJ는 “뱅크먼프리드가 이들로부터 구치소 경제를 배웠다”고 전했다.뱅크먼프리드는 일주일에 한 번 변호사가 아닌 일반 방문객 면회를 할 수 있으며, 법률 자료만 검토할 수 있는 노트북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구치소 교도관들에게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그는 1심 판결이 나오는 내년 3월 28일 이후에 연방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유죄가 선고된 유명인들에게 수감 생활을 조언하는 빌 바로니 변호사는 “고등어 화폐는 가상화폐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며 “뱅크먼프리드가 이감될 때 고등어 화폐를 가지고 갈 것 같다”고 WSJ에 말했다. 뱅크먼프리드에 적용된 7개 혐의가 모두 인정돼 최고형이 선고될 경우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4 16:35
‘네덜란드의 트럼프’ 총선 승리… 反이슬람 내세워 또 극우 돌풍“이민과 망명 쓰나미를 억제하겠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민자가 아니라) 네덜란드인이 1순위가 돼야 한다.” 22일 실시된 네덜란드 조기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60)가 이끄는 자유당(PVV)이 원내 제1당을 차지했다. 그는 극단적인 반(反)난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EU) 노선을 표방한다. 이에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살해 위협까지 받아 경찰 경호를 받으며 출퇴근했던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연정 구성에 성공해 총리에 오르면 반이민 정책이 강화되고 네덜란드의 EU 탈퇴를 뜻하는 ‘넥시트(NEXIT)’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 들어 핀란드, 스위스 등 유럽 주요국 선거에서 모두 극우 정당이 약진했다. 19일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도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꼽히는 극우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가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또한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등 전 세계 극우 정당과 정치인의 돌풍이 거세다.● 인니 출생 모친 둔 反이슬람주의자가디언 등에 따르면 자유당은 이날 출구조사에서 하원 150석 중 37석을 확보했다. 2021년 총선(17석)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녹색당과 노동당의 좌파연합(25석), 집권 자유민주당(24석)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기 총선은 2010년부터 집권 중인 마르크 뤼터 총리가 이민 정책에 관한 연정 파트너와의 견해차로 올 7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치러졌다. 빌더르스 대표는 청년기인 1981∼1983년 이스라엘 모샤브(집단농장)에서 일하며 중동 전역을 여행했고 이를 통해 뿌리 깊은 반이슬람 시각을 갖게 됐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의 모친은 과거 네덜란드의 식민지이자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났다. 보험업계 등에서 일하다 1998년 중도우파 자유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그러나 자유민주당이 이슬람 및 이민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탈당한 뒤 2006년 자유당을 창당했다. 이후 활동은 거침이 없었다.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아성애자’, 이슬람 경전 꾸란을 ‘파시스트의 책’이라고 했고 반이슬람 단편영화 ‘피트나’도 제작했다. “거리에서 모로코인 쓰레기를 없애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유민주당이 이민, 청년층 주거난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공격해 표심을 파고들었다. 선거 직전 꾸란 금지 주장 등을 철회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반이슬람 정책의 수위를 낮춘 것 또한 제1당 등극에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연정 구성 난항… 총리 등극은 불투명다만 자유당의 연정 구성 및 그의 총리 등극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좌파연합, 자유민주당 등 주요 정당은 모두 자유당이 주도하는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사매체 타임은 뤼터 총리 또한 비슷한 중도우파 계열의 소수 정당을 끌어모아 연정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당이 내각 구성에 진통을 겪더라도 지지세가 확인된 만큼 네덜란드 사회 전반의 우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국경 통제 복원, 불법 이민자 구금 및 추방 등 빌더르스 대표가 주장하는 정책들이 네덜란드의 DNA를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넥시트’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지난달 스위스 총선에서도 우파 스위스국민당(SVP)이 제1당에 올랐다. 4월 핀란드 총선에서는 극우 핀란드인당이 제2당에 올라 우파 연정에 참여했다. 나치 독일의 역사로 극우가 금기시된 독일에서도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날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난민 유입, 고물가 등으로 반이민 여론이 고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핀란드는 24일부터 난민 유입을 막으려 러시아와 접한 최북단 검문소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국경을 폐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4 03:00
K팝 기후활동가, BBC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에“기후행동을 지지하는 K팝 팬들이 늘면 기후 정의에도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하고 싶어요.” 영국 BBC 방송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기후 활동가 이다연 씨(21·사진)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 혼자만의 성과가 아닌 K팝 팬 모두의 성과”라며 선정 소감을 밝혔다. K팝 팬이 그저 ‘덕질’(좋아하는 것을 파고드는 행위)하는 애들이 아니라는 점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21일(현지 시간) BBC가 발표한 ‘올해의 여성 100인’ 명단에는 한국인으로는 이 씨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명단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스페인 축구선수 아이티나 본마티, 레바논계 영국 국제 인권 변호사 아말 크루니 등도 포함됐다. 이 씨는 2021년부터 K팝 팬들이 참여하는 기후행동 공동 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을 세워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해왔다. BBC는 “이 단체는 실물 앨범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해왔으며, K팝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디지털 앨범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초등학생 때부터 K팝 팬인 이 씨는 고등학생이 된 뒤 신문에서 기후위기 기사를 읽으며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누구보다 미래를 살아갈 장본인으로서 기후위기가 더 크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후 청소년 주도의 기후운동 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에 가입해 활동하던 중 인도네시아의 K팝 팬이면서 기후운동가인 누룰 사리파 씨(24)를 만나게 됐다. 이 씨와 사리파 씨는 ‘덕질’과 기후행동을 같이 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케이팝포플래닛을 세웠다. 이들은 ‘죽은 지구에 K팝은 없다’며 실물 앨범 소비에 뒤따르는 폐기물 문제를 제기했다. 이 씨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 결과 JYP가 업계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사용)에 동참했으며 하이브는 디지털 플랫폼 앨범을 선보였다”고 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방탄소년단(BTS)을 친환경 홍보대사로 내세우면서도 석탄발전소 건설 등 화석연료 사용을 지속하는 일부 대기업에 대해선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씨는 명품 브랜드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블랙핑크, 뉴진스 등 K팝 아이돌을 잇달아 앰배서더로 선정한 것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매년 탄소 배출량을 올리고 있는 명품 브랜드가 비판의 시선에서 벗어난 것 같아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3 03:00
머스크 ‘反유대주의 발언’ 부메랑… 테슬라 주주들 “정직시켜야”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반(反)유대주의 발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머스크 소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경쟁업체 메타 스레드에 공식 계정을 개설했고 ‘머스크 리스크’를 우려한 테슬라 주주들은 이사회에 그의 정직(停職)을 요구했다. 백악관은 20일 백악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 등의 스레드 계정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17일 X에 올라온 ‘유대인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퍼뜨린다’는 반유대주의 글에 ‘정말 진실이다’라고 댓글을 단 머스크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스레드로 소셜미디어 ‘갈아타기’를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백악관은 “몇 주 전부터 스레드 계정 개설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 이후 테슬라 주가가 4%가량 하락하자 테슬라 주주들은 이사회에 그를 쉬게 하라고 요구했다. 제리 브라크먼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회장은 20일 성명을 내고 “머스크에게 30∼60일 휴가를 주고 공감 훈련(치료)을 받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소넌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사회는 행동할 책임이 있다. 그(머스크)는 CEO 직함을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CNN에 말했다. 디즈니, 파라마운트 글로벌, IBM 등은 X가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자사 광고를 배치했다고 한 미디어 감시 단체가 주장하자 X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하지만 지인들에게서 “X를 탈출하라”는 말까지 들은 린다 야카리노 X CEO는 X에 “진정한 X 사용자 단 한 명도 그런 광고를 본 적이 없다”며 “조작에 넘어가지 말라”고 20일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 글을 자신의 X에 재게시했다.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X에 쏟아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아르헨티나에 번영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샘 올트먼이 오픈AI CEO에서 해임되자 “(오픈AI 수석과학자로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한 그런 과감한 조치를 취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2 03:00
머스크 ‘반유대주의’ 논란 확산…테슬라 주주들, 정직 요구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반(反)유대주의 발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머스크 소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경쟁업체 메타 스레드에 공식 계정을 개설했고 ‘머스크 리스크’를 우려한 테슬라 주주들은 이사회에 그의 정직(停職)을 요구했다.백악관은 20일 백악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 등의 스레드 계정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17일 X에 올라온 ‘유대인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퍼뜨린다’는 반유대주의 글에 ‘정말 진실이다’라고 댓글을 단 머스크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스레드로 소셜미디어 ‘갈아타기’를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백악관은 “몇 주 전부터 스레드 계정 개설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 이후 테슬라 주가가 4%가량 하락하자 테슬라 주주들은 이사회에 그를 쉬게 하라고 요구했다. 제리 브랙먼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 회장은 20일 성명을 내고 “머스크에게 30~60일 휴가를 주고 공감 훈련(치료)에 참석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사회는 행동할 책임이 있다. 그(머스크)는 CEO 직함을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CNN에 말했다.디즈니, 파라마운트 글로벌, IBM 등은 X가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자사 광고를 배치했다고 한 미디어 감시 단체가 주장하자 X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하지만 지인들에게서 “X를 탈출하라”는 말까지 들은 린다 야카리노 X CEO는 X에 “진정한 X 사용자 단 한 명도 그런 광고를 본 적이 없다”며 “조작에 넘어가지 말라”고 20일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 글을 자신의 X에 재게시했다.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X에 쏟아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아르헨티나에 번영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샘 올트먼이 오픈AI CEO에서 해임되자 “(오픈AI 수석과학자로 이사회 멤버인)일리야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한 그런 과감한 조치를 취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1 16:53
‘아르헨 트럼프’, 포퓰리즘 좌파 밀어내다‘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대표(53)가 1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집권 좌파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40%대 고물가, 40%대 빈곤율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 온 국민이 ‘최소 정부’를 내걸고 혜성처럼 등장한 괴짜 정치인에게 권력을 맡긴 것이다. 밀레이 당선인은 이날 개표율 99.3% 기준 55.7%를 얻어 현 경제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조국을 위한 연합’ 후보(44.3%)를 눌렀다. 현금 살포 등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으로 일관한 집권 좌파를 국민이 외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밀레이는 당선 연설에서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됐다. 이제 급진적인 변화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중앙은행 및 페소화 폐지, 미 달러 도입, 정부 부처 축소, 장기 매매 허용 등 극단적인 자유주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결과로 지난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주요국에서 좌파 지도자가 잇따라 선출된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좌파의 집권 물결)’ 부활에 제동이 걸렸다. 또 40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을 치러 ‘선거의 해’가 될 2024년 각국 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당장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당신(밀레이 당선인)이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란 글을 올렸다. 자신의 집권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차용해 승리 의지를 밝힌 것이다. 좌파정권 ‘고물가-빈곤’에 분노한 아르헨 민심, 극우 대통령 선택 ‘아르헨의 트럼프’ 밀레이 대선 당선유권자들 좌우파 무능 정치에 지쳐… ‘극우 괴짜’에 변화 요구 표 몰려‘독재 부정’ 부통령 당선인은 부담… 내년 美대선 등에 영향 여부 촉각 빗질을 전혀 하지 않은 부스스한 장발, 전기톱 휘두르기 같은 독특한 유세, “아르헨티나 페소는 배설물” 같은 극단적 막말…. 방송 토론 프로그램 패널 출신으로 의정활동 2년이 정치 경력의 전부인 ‘극우 괴짜’ 하비에르 밀레이(53)가 브라질에 이은 남미 2위 경제대국 아르헨티나를 4년간 이끌게 됐다. 현금 복지 등 좌파 대중영합주의(페론주의)의 본산인 아르헨티나 민심이 기존 정치 문법을 완전히 거부하는 ‘아웃사이더’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데 따른 것이다.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는 140%대의 살인적 고물가, 40%대 빈곤율 등 최악의 경제난에 따른 심판론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집권 좌파뿐 아니라 우파 야당까지 기성 정치의 무능에 지친 유권자는 ‘광인(狂人)’으로 불릴 만큼 과격한 언행으로 일관하는 그가 아니면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표를 던졌다. 이 결과는 미국, 멕시코 등 내년 북미와 중남미 주요국에서 치러지는 대선 및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광인’ 대통령과 ‘마녀’ 부통령 밀레이 당선인은 1970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났다. 벨그라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따고 경제분석가로 활동했다. TV, 라디오 등에서 좌우파를 모두 비판하는 ‘모두 까기’식 해설로 인기를 끌었다. 정치 경력은 일천하다. 2019년 자유전진당에 입당했고 2021년 하원의원에 뽑혔다. 그런 그는 무상 의료·교육 중단, 정부 부처 축소, 총기 규제 완화, 장기 매매 허용 등 과격한 변화를 내세우며 팝스타 수준의 인기를 끌었다. 복지 정책을 모두 썰어 버리겠다며 전동 전기톱을 유세장에서 휘둘렀다. 또 전체 유권자의 약 3분의 1인 29세 미만 젊은층이 선호하는 소셜미디어 틱톡,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약을 설파했다. 그의 틱톡 추총자는 약 140만 명. 결선에서 맞붙은 집권 좌파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4만 명에 불과하다. 측근이라 할 만한 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숨진 반려견 코난을 자식처럼 여겨 이후 5만 달러(약 6500만 원)를 들여 복제견 4마리를 만들었다. 시장경제와 작은 정부를 옹호한 석학의 이름을 따 각각 ‘로버트, 루커스, 밀턴 (프리드먼), 머리 (로스바드)’로 부른다. 코미디언 파티마 플로레스(42)와 결혼하지 않은 채 공개 연애 중이다. 집권 후 선거 유세에 깊이 관여한 여동생 카리나(50)가 대통령 배우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후 국방 분야를 맡기겠다고 한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 당선인(48) 또한 논란의 대상이다. 부친과 삼촌 모두 군부 독재하에서 복무한 군인 집안 출신이다. “군사정권 시절 실종자 수가 과장됐다”는 등 독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해 반대파로부터 ‘마녀’로 불린다.● 당선 공신은 140%대 고물가 등 경제난 밀레이 당선인의 승리는 그만큼 아르헨티나 경제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2.7% 올랐다.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 또한 지난해보다 190%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고 화폐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국민 4700만 명 중 40%는 빈곤층이다. 아르헨티나는 19세기 부국(富國)이었지만 1940∼1950년대 좌파 지도자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등장, 이후 ‘페론 계승자’를 자처하는 지도자들의 무상복지 등 현금 살포 정책이 일반화하며 경제가 망가졌다. 페론 계열 정당이 아닌 우파 정권이 집권을 하더라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과 정치 무관심이 깊어졌다. 결국 국민은 극단적인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내세운 그에게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한 지지자는 로이터통신에 “밀레이가 실행 가능한 유일한 선택지였다”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미 CNN 방송은 “밀레이의 승리는 극우 포퓰리즘이 부활할 수 있다는 잠재적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1 03:00
英대사 “韓-英, 반도체 제조-설계 좋은 파트너”“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영한 수교 140주년, 6·25전쟁 정전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면서 양국 관계의 미래를 향한 방문이 될 겁니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54·사진)는 윤 대통령의 20일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외교, 안보, 무역, 과학기술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9월 즉위 이후 첫 국빈 초청으로 한국을 택했다. 13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만난 크룩스 대사는 “영국은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뒤 인도태평양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이 지역에서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는 나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3일까지 국빈 방문 기간 동안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 분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크룩스 대사는 이와 관련해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반도체 부문 협력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영국 ARM은 반도체 설계를 잘하고,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이라며 “서로 보완하는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RM은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식재산(IP)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ARM이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에 IP를 공급하면 각 사가 이를 자사 제품에 맞춰 설계한 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구조다. 영국에선 블랙핑크, 방탄소년단(BTS) 등이 인기를 끌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룩스 대사는 “젊은층에서 문화 교류가 이뤄지며 한류가 자연스레 영국에 도착했다”면서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영국 왕실 문화가 한국에도 소개되면 좋겠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1 03:00
‘챗GPT의 아버지’ 올트먼, 오픈AI서 쫓겨났다‘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전격 해임됐다. 1985년 애플 이사회가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 이래 ‘기업 최대 쿠데타’라는 평가 속에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안전성을 둘러싼 갈등이 극적으로 분출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올트먼 해임 사태로 빅테크들의 AI 기술 전쟁과 업계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 이사회는 17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올트먼이 오픈AI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겠다”면서 “올트먼은 지속적으로 이사회와의 소통에 솔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임을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트먼은 AI 안전성 및 기술 개발 속도 등에서 이사회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AI 관련 새 스타트업을 추진하며 ‘야심’을 드러낸 게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16일 오후까지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 행사에 참여하는 등 왕성한 대외 활동을 벌이던 올트먼은 이날 밤 이사회에 출석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튿날 해임됐다. 오픈AI 이사회는 임시 CEO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델X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한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다만 18일 오픈AI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 스라이브캐피털 등을 중심으로 올트먼을 CEO로 복귀시키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올트먼 “내 추도사 읽는 경험”… ‘복귀냐, 새 스타트업이냐’ 기로 ‘챗GPT 아버지’ 올트먼 해임 논란올트먼, 수익성 강조 AI 출시 예고… ‘위험 경계’ 공동창업자가 해임 주도올트먼, 중동 국부펀드와 손잡고… AI용 반도체 스타트업 추진도 한몫 “멀쩡하게 살아 있는 내 추도사를 읽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 해임 통보를 받은 다음 날인 1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올트먼은 6일 구글플레이 등에 맞서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GPT스토어’ 구축 계획을 밝히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17일 화상회의에서 전격 해임을 통보받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올트먼은 해임 통보 직후 X에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했다.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해임 미스터리… “AI 개발 속도 갈등”올트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며 현재의 오픈AI를 있게 한 주역이다. 일각에서 ‘AI 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도 불렸다. 그런 올트먼의 해임 사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I 개발 속도와 상업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오픈AI 내부 ‘매파’와 AI 기술 개발 위험성을 경계하는 ‘비둘기파’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 수익화에 속도를 내온 매파 올트먼은 주어진 모든 상황을 학습해서 창작할 수 있는 일반인공지능(AGI) 모델 GPT-5 출시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에 AI에 대한 인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위험성을 인지한 이사회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베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둘기파 수츠케베르는 올 7월 초(超)지능 AI를 통제하기 위한 슈퍼얼라인먼트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자신의 책임 범위가 축소되자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베르는 6인 이사회에서 올트먼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츠케베르는 올트먼 축출을 반대한 직원들에게 “인류에게 유익한 AI를 만든다는 오픈AI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수익을 추구하고 오픈AI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구축하려는 올트먼의 욕구”를 해임 이유로 분석했다. 올트먼이 새 스타트업을 추진한 사실도 해임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올트먼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AI용 반도체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에서 수백억 달러 조달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기기 개발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어떤 부정행위나 회사 재무, 사생활 문제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미 매체 액시오스는 18일 전했다. 액시오스는 “성공한 기술 스타트업 창립 CEO가 부정행위 혐의 없이 축출된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트먼은 2019년 오픈AI가 영리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한 뒤 지분 없이 연봉 6만5000달러(약 8500만 원)만 받고 일했다.● 해임 후폭풍… 올트먼 복귀 가능성도올트먼 해임으로 오픈AI는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올트먼과 함께 AI 스타트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공동 창립자 그레그 브로크먼과 선임 연구원 3명도 회사를 떠났다. 올트먼 해임 소식이 발표되자 오픈AI 최대 주주인 MS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8% 하락했다. 다만 올트먼이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은 올트먼 해임 결정을 취소하도록 이사회를 압박했다. 올트먼과 오픈AI 이사회가 복귀를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과 접촉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든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한다면 올트먼은 이사회 개편 등 오픈AI 운영 방식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20 03:00
올트먼, 해임 다음날 “멀쩡히 살아있는 내 추도사 읽어”“멀쩡하게 살아있는 내 추도사를 읽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사회 해임 통보를 받은 다음 날인 1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올트먼은 6일 구글플레이 등에 맞서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GPT스토어’ 구축 계획을 밝히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17일 화상회의에서 전격 해임을 통보받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고 한다. 올트먼은 해임 통보 직후 X에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을 사랑했다.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해임 미스터리… “AI 개발 속도 갈등”올트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며 현재의 오픈AI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일각에서 ‘AI 업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도 불렸다. 그런 올트먼의 해임 사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AI 개발 속도와 상업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오픈AI 내부 ‘매파’와 AI 기술 개발 위험성을 경계하는 ‘비둘기파’ 갈등이 극단적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챗GPT 수익화에 속도를 내온 매파 올트먼은 주어진 모든 상황을 학습해서 창작할 수 있는 일반인공지능(AGI) 모델 GPT-5 출시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이에 AI에 대한 인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위험성을 인지한 이사회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은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비둘기파 수츠케버는 올 7월 초(超)지능 AI 을 통제하기 위한 슈퍼얼라인먼트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두 달 만에 자신의 책임 범위가 축소되자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버는 6인 이사회에서 올트먼 해임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츠케버는 올트먼 축출을 반대한 직원들에게 “인류에게 유익한 AI를 만든다는 오픈AI 사명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수익을 추구하고 오픈AI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구축하려는 올트먼의 욕구”를 해임 이유로 분석했다.올트먼이 새 스타트업을 추진한 사실도 해임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올트먼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AI용 반도체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해 중동 국부펀드에서 수백억 달러 조달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애플 전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스마트폰을 대체할 AI 기기 개발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오픈AI 브래드 라이트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어떤 부정행위나 회사 재무, 사생활 문제 등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미 매체 액시오스는 18일 전했다. 액시오스는 “성공한 기술 스타트업 창립 CEO가 부정행위 혐의 없이 축출된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트먼은 2019년 오픈AI가 영리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한 뒤 지분 없이 연봉 6만5000달러(약 8500만 원)만 받고 일했다.● 해임 후폭풍… 올트먼 복귀 가능성도올트먼 해임으로 오픈AI는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올트먼과 함께 AI 스타트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진 공동 창립자 그렉 브록먼과 선임 연구원 3명도 회사를 떠났다. 올트먼 해임 소식이 발표되자 오픈AI 최대 주주 MS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68% 하락했다.다만 올트먼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은 올트먼 해임 결정을 취소하도록 이사회를 압박했다. 올트먼과 오픈AI 이사회가 복귀를 논의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과 접촉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든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한다면 올트먼은 이사회 개편 등 오픈AI 운영 방식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9 20:47
‘너바나’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펜더 기타, 20억에 팔려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1967~1994)이 마지막 공연에서 사용했던 일렉트릭 기타가 약 20억 원에 팔렸다.18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경매업체 줄리언스 옥션은 코베인이 사용하던 기타가 158만7500달러(약 20억5800만 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줄리언스 옥션은 “너바나가 1994년 3월 1일 독일 뮌헨에서 마지막 공연을 했으며, 모든 공연 영상을 통해 그날 밤 코베인이 이 기타를 연주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이번에 팔린 기타는 미국의 세계적인 기타 전문회사 펜더가 만든 왼손잡이용 하늘색 머스탱 모델이다. 왼손잡이 기타리스트로 알려져 있는 코베인은 생전 “세상에 있는 모든 기타 중에 나는 펜더 머스탱을 제일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코베인이 마지막 앨범인 ‘인 유테로(In Utero)’ 녹음에 사용했던 또 다른 펜더 머스탱이 450만 달러(약 58억3425만 원)에 낙찰됐다.너바나는 1990년대 그런지록(헤비메탈과 펑크록의 혼합) 장르 밴드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마약중독에 시달리던 코베인은 1994년 3월 공연 후 한 달 뒤 미 시애틀 자택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9 16:38
위워크 파산에 후폭풍 이는 美 상업부동산 시장[글로벌 포커스]공유사무실 혁신 모델로 한때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약 63조 원)에 달했던 위워크의 파산은 공유경제 그 자체뿐만 아니라 미국 상업부동산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을 거치며 사무실 공실률이 커진 데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상업부동산 시장에 경고음이 울리던 중에 발생한 파산이어서 그렇다. 더욱이 위워크가 일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위워크에 사무실을 빌려준 임대인들은 대출금 상환도 못 할 상황에 처했다. 위워크가 일으킨 공유경제를 미래 투자처라 믿은 미 상업부동산 업계가 풍전등화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에서 위워크가 빌린 사무공간은 총 47개, 연면적 690만 평방피트(약 62만8000㎡·19만4000평)나 된다. 뉴욕 전체 공유사무실의 60%에 이른다. 한 기업이 뉴욕 부동산업계 최대 임차인인 셈이다. 위워크는 파산을 신청하며 이 중 35개 사무실의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워크에 사무용 건물 5개를 임대한 부동산 회사 월터&새뮤얼스는 대출 7700만 달러(약 1002억 원) 상환을 중단했다. 위워크가 임차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 금융기관 빚을 갚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NYT는 “임대인에게 이보다 더 나쁜 종말은 없다”고 지적했다. 위워크의 파산은 상업부동산 업계에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무실 수요가 감소한 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2%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사무실 매매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1%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미 CNN방송은 “위워크가 없어지면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세입자 임차료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도 상업부동산 위기를 부채질한다. 위워크라는 최대 임차인이 빠져나간 건물 소유주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대출이 있는 경우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부채를 상환할 수밖에 없다. CNN은 “이미 고금리 환경에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임대인의 현금 자산이 줄어들 수 있다”며 “위워크 파산은 임대인 부채를 보유한 중소형 은행이 주택 및 사업주 대출을 죄도록 하는 여파를 미치며 금융 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최악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공공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NN에 따르면 뉴욕 사무실 건물이 내는 재산세는 뉴욕시 세수의 21%를 차지한다. 상업부동산의 위기가 지속된다면 충분한 세수 확보가 어려워져 예산 삭감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워크의 파산 절차가 끝난 뒤도 문제다. 블룸버그는 “위워크는 임대인에게 ‘임대차 계약 재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낮추지 않으면 사무실을 빌리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지렛대를 갖게 됐다”며 “위워크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갖게 됐다”고 비판적으로 짚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8 01:40
이스라엘軍, 가자 알시파 병원 한밤 급습… “하마스 색출 작전중”이스라엘군이 15일 새벽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을 전격 급습했다. 이스라엘은 이 병원에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 백악관 역시 “하마스가 병원시설을 이용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자 몇 시간 만에 작전이 시작됐다. 그동안 연료, 전력, 식수 부족 등으로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받던 알시파 병원은 이번 공습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미국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알시파 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병원 환자들을 제3자를 통해 대피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지지해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새벽에 병원 응급실 진입, 지하 수색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경 성명을 통해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하마스에 대한 정밀 표적 타격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며 “하마스 대원들에게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주간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해당 병원이 국제법에 따라 보호받는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해선 “(작전 중인) 지상군에는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는 특수 훈련을 받은 군인과 의료팀, 아랍어 통역자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병원 내 의료진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향해 탱크로 진격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지하 수색을 시작했으며 병원 내 수술실과 응급실에도 진입했다”며 “일부 사람들이 병원에서 벗어나려다 총격을 당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밝혔다. 현재 알시파 병원에는 환자 및 의료진 수백 명과 피란민 수천 명이 머물고 있다. 이 병원 지하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지휘 통제소가 있다고 꾸준히 지목해온 곳이다. 여기에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14일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곳에 무기를 보관하고 인질을 억류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 일대 란티시 병원 지하수색 영상을 공개하며 “군사작전 및 인질 억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작전은 백악관이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지휘통제소로 사용하고 무기도 보관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실행됐다. 이에 하마스는 해당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겨냥해 더욱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미국이 ‘청신호’를 준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산아들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 유지 그동안 알시파 병원에선 연료 부족으로 병원 가동 전력이 끊기고, 의료용품도 다 떨어져 영아와 환자 등 15명이 숨졌다. 병원 내부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이번 공습으로 알시파 병원은 더욱 재앙적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CNN 등에 따르면 병원의 한 의사는 “이스라엘군이 작전 수행 불과 30분 전에 대피 경고를 했다”며 “창문, 발코니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고 곧 무장한 전차 소리가 들려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이들이 마실 우유, 물, 음식이 이제 거의 없다. 병원 내 모든 이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병원 관계자들은 작동을 멈춘 인큐베이터에서 조산아들을 꺼낸 뒤 포일로 몸을 싸서 뜨거운 물 옆에 두며 체온을 유지시키는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내 다른 병원도 이 같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역 내 30개 병원 중 1곳만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 환자와 의료진 등을 대피시키려 노력했으며 이들을 위한 안전 경로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NSC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병원 공격을 지지하지 않고 환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구호단체에 쓰일 일부 트럭용 연료 2만4000L 반입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 구호단체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연료가 병원에 쓰일 목적은 아니다. 가자지구 내부로 연료가 어떻게 전달될지도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6 03:00
“美-中 군사대화채널 복원”… 바이든-시진핑 합의 전망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 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대만-남중국해 충돌 방지”… 美, 함대 등 출격땐 中과 소통할듯 美-中 군사대화 복원 청신호시진핑 6년만에 訪美… 美요청 화답양국 군사현안 협의체도 재개 가능성중동전쟁-대만문제엔 신경전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 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 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 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올 3월 이란과 ‘앙숙’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는 등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5 03:00
바이든-시진핑, 15일 회담서 군사 대화창구 재개 합의할 듯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美-中 군사소통 재개땐 美 대만해협 출격시 中과 정기 소통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기반’을 구축할 순간으로 여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중국과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의 중동 미군 주둔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게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4 15:21
美역사학자들, 트럼프 ‘해충’ 발언에 “히틀러-무솔리니의 언어”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재향군인의 날’ 연설에서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을 ‘해충(vermin)’, ‘급진좌파 깡패들(thugs)’이라고 지칭하며 극우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역사학자들이 이 같은 발언을 독재자들이 사용했던 언어라며 비판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뉴햄프셔주(州) 클레어몬트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행사 연설에서 “우리나라 안에서 거짓말하고 훔치고 부정행위를 하는 해충처럼 살아가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급진좌파 깡패들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2020년 대선 불복과 관련한 재판을 두고 “나는 매우 자랑스러운 선거 부정자”라며 자신은 정치체제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트럼프의 ‘해충’ 발언에 대해 미국 역사학자들은 입을 모아 비판했다. 루스 벤 기앳 뉴욕대 교수(이탈리아 역사 전공)는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고 추종자들이 폭력에 가담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사람들을 해충이라고 불렀다”고 WP에 전했다. 티모시 나프탈리 콜롬비아대 국제공공문제대학원 교수는 “독재자들이 공포를 주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라며 “적을 비인간화함으로써 그들이 민주주의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특히 반(反)이민정책을 강조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재임 시절인 2018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법 개정안을 논의하면서 아프리카와 아이티를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한 인터뷰에서 “불법체류자들이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poisoning the blood of our country)”고 말했다. 이 역시 히틀러의 언어라고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는 불법 체류자들을 그들이 참전용사를 대하는 것보다 더 잘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2023-11-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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