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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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4-03-20~2024-04-19
국제일반30%
미국/북미13%
선거10%
인사일반10%
러시아10%
국제경제6%
국제정세6%
유럽/EU6%
남북한 관계6%
아시아3%
  • 이란, 미사일 150발-드론 170대 퍼부어… 이스라엘 “아이언 돔, 99% 요격”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공습에는 3가지 무기가 동원됐다. 1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 공식 발표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120여 기와 순항(크루즈)미사일 30여 기, 무인기(드론) 약 170대가 투입됐다. 이란 반관영 매체 ISNA통신은 이날 “이란은 2000km가량 떨어진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할 탄도미사일 9개 종류를 가졌다”고 전했다. 가장 성능이 우수한 ‘세질’은 최대 사거리가 2500km로, 속도는 마하 14(음속의 14배)에 이른다고 한다. 아래급 ‘코람샤르-4’ 등도 최대 사거리가 2000km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란에서 이스라엘에 미사일이 도달하는 데 약 1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로켓의 추진력으로 날아 올라가 자유낙하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 자체의 힘으로 날아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대 사거리 3000km인 순항미사일 ‘KH-5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파타-1’의 시험발사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란이 자체 개발한 드론 ‘모하제르-10’은 가동 거리가 2000km로 최대 24시간 동안 비행이 가능하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방어체계인 ‘아이언 돔(Iron Dome)’은 이번엔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4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아이언 돔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습 당시엔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비난을 받았다. 이번 공격이 큰 피해를 끼치진 못했지만, 이란의 군사 능력은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보다 훨씬 정교하고 강력해졌다”며 “하마스나 헤즈볼라와 비교 불가한 높은 미사일 수준을 드러냈다”고 평했다. 미국은 이란이 현재 탄도미사일만 3000기 이상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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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권자 9.6억명, 인도 44일간 총선… 모디 총리 3연임 유력

    전 세계 76개 나라가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인 올해 인구수 기준 가장 큰 선거가 19일부터 시작된다.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 리더인 인도의 총선이다. 이번 선거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74)의 세 번째 연임이 걸려 있다.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이끄는 연립정부의 압승이 유력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하고 있다. 인디아TV와 여론조사업체 CNX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로크 사바 543석 가운데 4분의 3에 육박하는 399석을 BJP 연립정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디 총리가 승리하면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 이후 처음으로 3연임하는 총리가 된다.● 선거에 약 20조 원 쓰는 나라 5년 임기인 로크 사바 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의 유권자는 9억6900만 명이다. 세계 인구의 약 11%다. 유권자가 워낙 많다 보니 이달 19일부터 6월 1일까지 44일 동안 선거를 치른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선거 기간이 긴 데는 안보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만약의 사태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인도 국경을 지키는 연방 보안군이 선거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국경을 비우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모두 전자투표로 진행되는데도, 선거 관리에 약 1500만 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소도 105만 곳이 넘는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km 이내에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산맥 중턱에 있는 해발 4650m 타시강 마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표소가 차려지는 이유다. 중국 접경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한 마을은 도보로만 접근이 가능해 선관위 직원이 짐을 날라 투표소를 만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인도는 문맹률이 약 25%에 이르러, 투표용지엔 글자 대신 정당을 상징하는 그림을 넣는다”고 설명했다. 선거 비용도 상상을 초월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거”(NYT)로 불린다. 인도 정치자금을 분석한 뉴델리 미디어연구센터는 이번 총선에 각 정당 및 후보자들이 144억 달러(약 19조9440억 원)를 쓸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적 인기 높은 모디 총리모디 총리의 인기 비결에는 눈에 띄게 성장한 경제가 있다.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각종 항만,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 공공 및 민간 부문 활황을 이끌었다. 지난해엔 경제성장률이 약 8%(추정)에 이르며, 한때 식민지배를 받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 대국이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30년경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가정에 깨끗한 화장실과 수돗물을 공급하는 ‘클린 인도’ 정책도 민심을 사로잡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이 정책에만 909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 1억 개가 넘는 새 화장실을 만들었다. 다만 인도 안팎에선 모디 총리의 실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와 청년 실업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는 “인도는 억만장자가 최근 1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지만, 중위소득은 1265달러(약 17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청년 실업도 심각하다. 독립 싱크탱크 인도경제감시센터(CMI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 20∼24세 청년층 실업률은 44.9%에 이른다. 모디 총리가 ‘힌두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소수 계층인 무슬림을 차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모디 총리는 힌두 유권자 결집을 위해 무슬림계 난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시민권 개정안(CAA)’을 시행했다. 인도 인구의 14%(약 2억 명)가량이 무슬림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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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투표 기간 44일…선거에만 20조원 쓰는 이 나라

    올해 ‘슈퍼 선거의 해’를 맞아 76개 나라에서 선거가 열리는 가운데, 인구수로는 가장 큰 선거가 19일부터 시작된다.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신흥국) 리더인 인도의 총선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74)의 세 번째 연임이 걸려 있는 이번 선거는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이끄는 연립정부의 압승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일각에선 하원(로크 사바) 의석의 4분의 3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디 총리가 연임에 성공하면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 이후 처음으로 3연임하는 총리가 된다. 다만 인도 안팎에선 모디 총리의 실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와 청년실업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힌두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소수 계층인 무슬림을 차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선거에 약 20조 원 쓰는 나라5년 임기인 로크 사바 543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유권자만 9억6900만 명에 이른다. 세계 인구의 약 11%다. 유권자가 워낙 많다보니 이달 19일부터 6월 1일까지 44일 동안 선거를 치른다. 다만 투표날은 4월 19·26일, 5월 7·13·20·25일, 6월 1일 등 7일로 한정된다. 모두 전자투표로 진행되는데도, 선거 관리에 약 1500만 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지매체에 따르면 선거 기간이 긴 데는 안보적인 요원도 한몫했다. 만약의 사태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인도 국경을 지키는 연방 보안군이 선거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국경을 비우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 기간이 길어졌다.투표소는 105만 곳이 넘는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 이내에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총선 때 히말라야 산맥 중턱에 있는 타시강 마을에도 투표소가 세워졌던 이유다. 해발 465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표소인 이곳은 이번에도 투표소가 차려질 예정이다.1명의 유권자를 위해 선관위 직원들이 약 40㎞의 험로를 걸어야 하기도 한다. 중국 접경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한 마을은 도보로만 접근이 가능해 투표소를 만들려면 직접 짐을 날라야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인도는 문맹률이 약 25%에 이르러, 전자투표용지엔 글자 대신 정당을 상징하는 그림을 넣는다”고 설명했다.선거 비용도 상상을 초월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거”(미 NYT)로 불린다. 인도 정치자금을 분석한 뉴델리 미디어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 각 정당 및 후보자들은 144억 달러(약 19조9440억 원)을 쓸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적 인기 높은 모디 총리 인디아TV와 여론조사업체 CNX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로크 사바 543석 가운데 399석을 BJP 연립정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모디 총리의 3연임도 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모디 총리는 국민적 인기가 매우 높다. 경제가 눈에 띄게 성장한 덕분이다.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각종 항만,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 공공 및 민간 부문 활황을 이끌었다. 지난해엔 경제성장률이 약 8%(추정)에 이르며,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 대국이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30년경 중국과 미국을 이어 3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모든 가정에 깨끗한 화장실과 수돗물을 공급하는 ‘클린 인도’ 정책도 민심을 사로잡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이 정책에만 909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 1억 개가 넘는 새 화장실을 만들었다.문제는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다.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는 “인도는 억만장자가 최근 1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지만, 중위소득은 1265달러(약 17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NYT도 “인도 국민 90%가 연간 3900달러(약 540만 원)를 밑도는 소득으로 삶을 영위한다”고 했다. 청년 실업도 심각하다. 독립 싱크탱크 인도경제감시센터(CMI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 20~24세 청년층 실업률은 44.9%에 이른다.모디 총리의 힌두 극우주의 성향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모디 총리는 힌두 유권자 결집을 위해 무슬림계 난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시민권 개정안(CAA)’을 시행했다. 인도 인구의 14%(약 2억 명)가량이 무슬림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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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尹, 돌아온 적과 레임덕에 직면”

    22대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 주요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온 적과 레임덕(return of foes and lame duck)에 직면했다”(로이터통신)라는 취지로 결과를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총선을 “2022년 0.73%포인트 차로 집권한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라며 주목해왔다. 영국 BBC는 11일(현지 시간) “한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5년 임기 내내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를 경험하는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BBC는 “선거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반대자들을 ‘공산주의자’,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번 패배로 그의 권위는 심각하게 약화됐다”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윤 대통령은 모든 주도권을 박탈당했다”며 “약속된 개혁을 이행할 능력이 없어졌고,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까지 있어 더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도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보도했다. 2027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야당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인식된 데다 (윤 대통령은) 디올백을 받은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회의 조사 시도를 차단했다”며 “다음 대선에서 한국 보수 세력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한일 관계 등에 미칠 여파에도 주목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약화는 피할 수 없고 한일 관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고 봤다. WSJ는 “동맹이든 적이든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유효기간이 있을 수 있다고 볼 것”이라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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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들, 韓총선 결과에 “尹 국정 운영 차질 불가피”

    “한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5년 임기 내내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를 경험하는 대통령이 됐다.”(영국 BBC)21대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 주요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이번 총선에 대해 “2022년 0.73%포인트 차로 집권한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라며 선거 전부터 주목해왔다. BBC는 11일(현지 시간) “윤 대통령은 반대자들을 ‘공산주의자’,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패배로 윤 대통령의 권위는 심각하게 약화됐다”라고 평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2년간 미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교정책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국내 의제에선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제 레임덕에 빠질 위협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윤 대통령은 모든 주도권을 박탈 당했다”며 “약속된 개혁을 이행할 능력이 없어졌고,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까지 있어 더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야당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인식됐고, (윤 대통령은) 디올백을 선물받은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회의 조사 시도를 차단했다”며 “다음 대선에서 한국 보수 세력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평가했다.일본 언론들은 총선 결과가 향후 한일 관계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윤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고 어려운 정권 운영을 강요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저하가 불가피하고 한일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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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日과 동맹, 인태 전략 심장”… AI협력-주일미군 현대화 합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인공지능(AI) 연구에 대한 양국 공동 투자에 합의했다. 미국이 그간 AI 규제 분야에서는 영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왔지만 AI 기술 연구 및 개발에서는 일본과 처음 손을 잡는 것이다. 두 정상은 주일미군사령부 현대화, 무기 공동 생산을 위한 협의체 ‘방산정책조정회의(military industrial council)’ 출범, 미사일방어체계(MD) 강화 등 군사 협력 또한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틀 전에는 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새 협력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일본은 이로써 군사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진 미국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게 됐다. 일본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최고 동맹이자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으로 본격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외교, 경제, 국방 등에서 일본과 협력하는 것이 미국의 ‘새로운 기준(New norm)’이 됐다”라고 밝혔다.● AI 개발도 日과 먼저 손잡은 美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9일 “회담에서 AI, 양자 컴퓨팅, 반도체, 친환경 등 핵심 신흥기술 연구 파트너십에 대한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AI 협력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 기업들이 지원하는 미 카네기멜런대와 일본 게이오대 간 AI 공동 연구, 아마존과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또 다른 AI 협력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는 이날 일본에 2년간 역대 최대 금액인 29억 달러(약 3조9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AI 개발에 핵심적인 데이터센터를 확충해 생성형 AI 사업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아시아 AI 연구 거점도 일본 도쿄에 두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도 같은 날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양국 첨단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반도체기업 인텔과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공동 개발 중인 국책기업 라피더스를 거론하며 “두 나라 사이에 이 같은 협력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달 공동 탐사 등 양국의 우주 협력 또한 강화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다음 차례 달 탐사선을 제작하는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을 거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美 “日과의 협력, 인태 전략의 ‘심장’” 미일 정상은 이날 양국 군사적 협력을 전에 없이 강화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우선 주일미군사령부 개편과 관련해 사령관을 기존 중장에서 대장으로 격상하고, 일본 주변에서의 유사 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보다 신속하게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일부 지휘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일 외교·국방장관급 ‘2+2 협의체’를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일 동맹 출범 후 처음으로 주일미군 전력 구조가 바뀌는 것”이라며 “일본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가 됐다. 미 인태 전략의 ‘심장(heart)’에 미일 동맹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애덤 스미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NHK 인터뷰에서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연계 기능 강화를 두고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지휘통제 체계가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며 반겼다. 양국은 또 무기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협의체인 방산정책조정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은 유사시 필요한 무기를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일본은 방산 기술과 생산 역량에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미일이 군사 동맹을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유지됐던 일본의 안보적 위상에 대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넘어 중국에 대한 군사 견제를 위한 아시아 사령부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또 군사적 필요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보통국가’로 한 걸음 더 내딛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런 행보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9일 공개된 WP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러 밀착 등으로 국제 정세가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으므로 “미일 동맹의 중요성과 강력함을 세계에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11일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미국, 일본, 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의 역할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소다자 협력체를 확대할 방침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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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 “올 1분기 영업익 25조원”… 주가 장중 최고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올 1분기(1∼3월)에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5926억4400만 대만달러(약 25조5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10일 밝혔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이날 대만 증시의 TSMC 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가인 820대만달러를 돌파했다가 815대만달러로 마감했다. TSMC는 이날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5%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3월 영업이익이 1952억1100만 대만달러로 지난해 3월에 비해 34.3% 급증하며 1분기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성장 폭이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으로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는 AI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외에도 애플 등에 납품하고 있다. 다만 3일 대만을 강타한 강진에 따른 피해가 2분기(4∼6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TSMC는 5일 “대만 웨이퍼 팹(공장) 내 장비가 대부분 정상화됐다”며 지진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다고 발표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강진으로 TSMC가 약 20억 대만달러(약 845억 원)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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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日과 동맹, 인태 전략의 심장”…AI협력-주일미군 현대화 합의

    “미일 양국 간 불멸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의 목표가 달성됐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미일 동맹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두 정상의 목표가 반영된 말이다.미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인공지능(AI) 연구에 대한 양국 공동 투자에 합의했다. 미국이 그간 AI 규제 분야에서는 영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왔지만 AI 기술 연구 및 개발에서는 일본과 처음 손을 잡는 것이다. 두 정상은 주일미군사령부 현대화, 무기 공동 생산을 위한 협의체 ‘방산정책조정회의(military industrial council)’ 출범, 미사일방어체계(MD) 강화 등 군사 협력 또한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일본은 이로써 군사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진 미국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게 됐다. 일본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최고 동맹이자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으로 본격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외교, 경제, 국방 등에서 일본과 협력하는 것이 미국의 ‘새로운 기준(New norm)’이 됐다”라고 밝혔다.● AI 개발도 日과 먼저 손잡은 美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9일 “회담에서 AI, 양자 컴퓨팅, 반도체, 친환경 등 핵심 신흥기술 연구 파트너십에 대한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AI 협력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 기업들이 지원하는 미 카네기멜런대와 일본 게이오대 간 AI 공동 연구, 아마존과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또 다른 AI 협력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MS는 이날 일본에 2년간 역대 최대 금액인 29억 달러(약 3조9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AI 개발에 핵심적인 데이터센터를 확충해 생성형 AI 사업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아시아 AI 연구 거점도 일본 도쿄에 두기로 했다.기시다 총리도 같은 날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양국 첨단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반도체기업 인텔과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공동 개발 중인 국책기업 라피더스를 거론하며 “두 나라 사이에 이 같은 협력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달 공동 탐사 등 양국의 우주 협력 또한 강화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일본 자동차기업 도요타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다음 차례 달 탐사선을 제작하는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을 거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美 “日과의 협력, 인태 전략의 ‘심장’”미일 정상은 이날 양국 군사적 협력을 전에 없이 강화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우선 주일미군사령부 개편과 관련해 사령관을 기존 중장에서 대장으로 격상하고, 일본 주변에서의 유사 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보다 신속하게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일부 지휘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일 외교·국방장관급 ‘2+2 협의체’를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로 했다.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일 동맹 출범 후 처음으로 주일미군 전력 구조가 바뀌는 것”이라며 “일본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가 됐다. 미 인태 전략의 ‘심장(heart)’에 미일 동맹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양국은 또 무기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협의체인 방산정책조정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은 유사시 필요한 무기를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일본은 방산 기술과 생산 역량에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미일이 군사 동맹을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유지됐던 일본의 안보적 위상에 대전환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넘어 중국에 대한 군사 견제를 위한 아시아 사령부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또 군사적 필요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보통국가’로 한 걸음 더 내딛게 됐다.일각에서는 이런 행보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9일 공개된 WP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러 밀착 등으로 국제 정세가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으므로 “미일 동맹의 중요성과 강력함을 세계에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11일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미국, 일본, 필리핀 3국 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의 역할 확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소다자 협력체를 확대할 방침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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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이 본 韓 총선…“尹 레임덕 직면” “정권 구심력 약화”

    주요 외신들은 한국 총선에서 개표 초반 여권의 패색이 짙게 나타나자 “임기를 3년 남긴 윤석열 정권의 향후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 시간)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시험대가 됐다”면서 “이제 윤 대통령은 그의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에 빠질 위협에 직면했다”고 내다봤다. NYT는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2022년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이후 치러진 첫 총선”이라며 두 사람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의 열세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2년간 미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외교 정책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국내 의제에서는 그의 실수와 여소야대 지형으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일본 언론도 이번 총선 결과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약화는 피할 수 없으며, 관계 개선이 진행 중인 한일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사히는 “윤석열 정권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서 일본에 지나치게 양보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있던 상황에서 야당이 이와 관련한 정권 비판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일본 NHK방송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중시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강경하게 대처해온 윤 대통령의 태도는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한국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는 신념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총선 결과가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유권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하면서 야권이 의회에서 통제권을 확보했다”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난도 이번 총선에서 민의로 표출됐다”고 평가했다.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총선 개표 전 보도에서 “총선 후보자들에 대한 하명식 수사, 언론 장악 등으로 인해 한국의 총선이 극도의 긴장 속에 진행됐다”며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이번 총선 결과에 달렸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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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낙태금지, 州정부가 정해야”… 대선 의식해 공 넘겨

    “낙태권은 주(州)에서 각자 결정해야 한다.” 11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잠정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과정에서 처음으로 낙태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안팎에서 거센 반발에 맞닥뜨리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2022년 낙태를 사생활의 권리로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1973년)을 뒤집은 뒤 낙태 문제는 올해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런 이슈에 대해 회피성 발언을 내놓자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2000년 첫 대선 도전 때부터 낙태권 폐지에 힘을 실어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여성과 중도층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해 왔다. 이번 공식 입장에 대해서 공화당 정치 전략가인 매슈 다우드는 “정치적으로 최악이 될 수 있는(the worst possible) 선택을 했다”고 평했다. 논란을 피하려다 되레 공격의 빌미를 제공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뜻이다.● ‘뜨거운 감자’ 낙태권 이슈 회피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재한 영상 성명을 통해 처음으로 낙태 이슈를 공식 언급했다. 그는 “주마다 (낙태 금지) 기간이 다르고, 몇몇 주는 다른 주보다 더 보수적이다”라며 “이는 결국 해당 주의 주민들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이나 산모 생명이 위험한 경우 등은 낙태가 허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낙태권이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란 뜻이다. 이번 성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도 거리가 있다. 그는 낙태권 반대가 애초 입장이었다. 대통령 재임 당시 꾸린 보수적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했을 때만 해도 “가장 큰 생명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지난달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다소 모호하지만 ‘임신 15주 이후 낙태 금지’를 시사했다.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원칙보다 정치를 택했다”(뉴욕타임스·NYT)는 평이 많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고 약 5개월 뒤인 그해 11월 중간선거에 연방대법원 판결에 반발한 유권자들이 집권 민주당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지켜본 그로선 여성과 중도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NYT는 “트럼프가 고심 끝에 내놓은 성명은 낙태권 지지 세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재판 연기도 거부당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태권 입장 발표는 즉각 정치적 요동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대표적 측근으로 알려진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마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생명 보호 운동은 지리적 문제가 아닌 태아의 복지에 관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레이엄이 선거에서 이긴 유일한 이유는 내가 지지했기 때문”이라며 맞불을 놓았다. 낙태권 반대 시민단체들도 들고일어났다. 미 최대 반(反)낙태 단체로 꼽히는 ‘수전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의 마저리 대넨펠서 회장은 “매우 실망했다”며 “낙태권 보장법을 제정하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민주당에 국가적 의제를 양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다시 한번 자신이 누구보다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엎은 당사자란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그는 낙태권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복원하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낙태 이슈는 민주당에 공화당을 이길 몇 안 되는 기회 중 하나”라고 평했다. 한편 뉴욕주 항소법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재판이 시작된다. 해당 재판은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4건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 이전에 열리게 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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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총선, 보복 위한 검투사 경기장 돼버려”

    “‘검투사 정치(Gladiator Politics)’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의 총선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 치러지는 한국 총선에 대해 여야 지도자들의 사활이 걸린 ‘단두대 매치’ 양상을 띠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갈릴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NYT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전쟁으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양측 지지자들의 공포와 분노로 가득 차 있다”며 “두 지도자 모두 폭넓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양쪽 모두 강경 지지층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한국 정치는 오랫동안 원한과 복수가 지배하면서 (이번 총선도) 보복을 위한 ‘검투사의 경기장’이 돼 버렸다”면서 “특히 전임자나 정적에 대한 수사를 통해 정치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대파의 절규(Green onion outcry): 소박한 야채가 한국 총선을 뒤흔들다’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을 조명했다. AFP는 “한국 음식에 널리 쓰이는 대파에 대한 실언이 후폭풍을 몰고 와 야권의 결집을 초래하고 선거의 어젠다를 바꿔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 기간 동안 벌어진 ‘대파 인증샷’ 논란도 다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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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투사 정치’ ‘대파의 절규’…외신이 본 한국 총선

    “‘검투사 정치(Gladiator Politics)’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한국의 총선을 지배하고 있다.”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 치러지는 한국 총선에 대해 여야 지도자들의 사활이 걸린 ‘단두대 매치’ 양상을 띠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은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판세와 선거 이후 영향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NYT는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갈릴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NYT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전쟁으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양측 지지자들의 공포와 분노로 가득 차 있다”며 “두 지도자 모두 폭넓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양쪽 모두 강경 지지층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NYT는 “한국 정치는 오랫동안 원한과 복수가 지배하면서 (이번 총선도) 보복을 위한 ‘검투사의 경기장’이 돼 버렸다”면서 “특히 전임자나 정적에 대한 수사를 통해 정치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AFP통신은 ‘대파의 절규(Green onion outcry) : 소박한 야채가 한국 총선을 뒤흔들다’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으로 촉발된 논란을 조명했다. AFP는 “김치를 포함해 한국 요리에 널리 쓰이는 대파에 대한 명백한 실언이 후폭풍을 몰고와 야권의 결집을 초래하고 선거의 아젠다를 바꿔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 기간 동안 투표소에서 벌어졌던 ‘대파 인증샷’ 논란도 다뤘다. 일부 유권자들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대파를 들고 투표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해 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AFP는 “몇몇은 대파 인형이나 헤어밴드 등 관련 대체 물품을 들고 투표 인증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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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켓 한장 최고 11억’ 트럼프, 하룻밤에 683억 모금

    “고액(Big-dollar) 모금 행사가 돌아왔다.”(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잠정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하룻밤 만에 모금 행사를 통해 5050만 달러(약 683억 원)를 거둬들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합세해 연 행사에서 벌어들인 2600만 달러의 두 배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법률 비용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선거자금이 부족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통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의 자택에서 ‘취임 리더십 만찬’으로 이름 붙인 대선자금 모금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풋볼팀 뉴욕 제츠 소유주 우디 존슨, 석유 및 가스 거부 해럴드 햄, 설탕 재벌 페페 판줄 등 억만장자 등 120명가량이 참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헤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티켓은 장당 81만4600달러(약 11억 원), 그 외 자리 티켓은 25만 달러였다. 두 티켓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진 촬영할 수 있는 기회와 트럼프 행정부 사진이 담긴 ‘커피 테이블 북’(휴게실 내 탁자 위에 놓고 보는 책)이 제공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에서 45분간 연설하며 “성공만이 우리의 유일한 복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정치 행사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날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달 말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성소수자 단체인 ‘로그 캐빈’ 당원들을 위한 모금 행사를 주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5050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총규모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아직 상당한 격차가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측이 보유한 선거자금은 지난달까지 1억9200만 달러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931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가 헤지펀드 억만장자들로부터 자금을 거둬들일 때, 우리 풀뿌리 캠페인은 여러분 덕분에 1분기에만 1억8700만달러를 모금했다”며 소액후원자를 통한 성과임을 과시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큰손’의 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카지노 황제’인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 셸던 애덜슨 회장,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이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부하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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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하룻밤 만에 683억 원 모금…총규모는 바이든의 절반 못미쳐

    “고액(Big-dollar) 모금 행사가 돌아왔다.”(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잠정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하룻밤 만에 모금 행사를 통해 5050만 달러(약 683억 원)를 거둬들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합세해 연 행사에서 벌어들인 2600만 달러의 두 배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법률 비용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선거자금이 부족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통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의 자택에서 ‘취임 리더십 만찬’으로 이름 붙인 대선자금 모금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풋볼팀 뉴욕 제츠 소유주 우디 존슨, 석유 및 가스 거부 해롤드 햄, 설탕 재벌 페페 판줄 등 억만장자 등 120명가량이 참석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헤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티켓은 한 장당 81만4600달러(약 11억 원), 그 외 자리 티켓은 25만 달러였다. 두 티켓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진 촬영할 수 있는 기회와 트럼프 행정부 사진이 담긴 ‘커피 테이블 북’(휴게실 내 탁자 위에 놓고 보는 책)이 제공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에서 45분간 연설하며 “성공만이 우리의 유일한 복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정치행사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날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달 말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 성소수자 단체인 ‘로그 캐빈’ 당원들을 위한 모금 행사를 주최할 예정이다.이날 행사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5050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총 규모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아직 상당한 격차가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측이 보유한 선거자금은 지난달까지 1억9200만 달러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931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트럼프가 헤지펀드 억만장자들로부터 자금을 거둬들일 때, 우리 풀뿌리 캠페인은 여러분 덕분에 1분기에만 1억8700만달러를 모금했다”며 소액후원자를 통한 성과임을 과시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큰손’의 여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카지노 황제’인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 셸던 아델슨 회장,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이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부하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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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프트 자산 1조4850억원… 노래-공연만으로 첫 억만장자

    현 시대 최고의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35·사진)가 올해 ‘세계 억만장자(Billionaires)’ 대열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다른 사업도 하지 않고 노래와 공연 등 본업만으로 억만장자에 오른 가수는 스위프트가 처음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2일(현지 시간) 2024 새로운 억만장자 명단을 공개하고 “스위프트가 세계 억만장자 2781명 가운데 2545위에 이름을 올렸다”며 “스위프트는 11억 달러(약 1조4850억 원)의 순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포브스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노래와 공연만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상 최초의 뮤지션”이라고 소개했다. 그간 다른 연예인들도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왔으나, 일반적으로 뷰티 사업 등 부업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부를 쌓았다. 하지만 스위프트는 음반 판매 및 공연 등 순수하게 가수 활동으로만 돈을 벌었다고 한다. 포브스는 “스위프트 재산 가운데 5억 달러 이상은 음악 저작권료와 콘서트를 통해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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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 표준시간 만들라”… 美中 달탐사 경쟁속 백악관, 나사에 지시

    미국 백악관이 미 항공우주국(NASA)에 2026년까지 지구의 국제표준시간 기준인 협정세계시(UTC·Universal Time Coordinated)와 같은 ‘달 표준시간(standard time)’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세계적으로 달 탐사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등의 부상을 견제하고 향후에도 우주산업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OSTP) 문서에 따르면 최근 아라티 프라바카 OSTP 국장은 NASA에 “협정세계시와 같은 개념의 ‘협정 달 시간(LTC·Lunar Time Coordinated)’을 만들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LTC란 쉽게 말해 달의 환경 등에 맞춘 시간을 일컫는다. 현재 지구에서 그리니치 평균시를 바탕으로 만든 협정세계시처럼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 달에 적용되는 통일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OSTP 관계자는 “달에 적용되는 표준시간이 있으면 우주선이나 달 기지 등에서 데이터 전송이나 통신 동기화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표준시간을 세우는 게 말처럼 쉽진 않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수준이다. 중력이 달라 달은 지구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OSTP에 따르면 달의 시간은 지구보다 하루 평균 58.7μs(마이크로초·1μs는 100만분의 1초)가 빠르다. 로이터통신은 “OSTP는 정확한 LTC를 만들기 위해 달 표면에 ‘원자시계’를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시계란 원자의 전자기파 진동 수를 측정해 시간을 재는 방식이다. 현재 지구 협정세계시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OSTP는 “달의 까다로운 환경에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정확성을 가진 표준시간은 미국은 물론 모든 우주 탐사 국가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달 표준시간은 미국이 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달 시간을 정하는 방법마저도 맘대로 정할 수 없다. 기존 국제기구는 물론이고 ‘아르테미스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2027년을 목표로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로, 한국 등 36개국이 가입해 있다. 특히 해당 협정은 최근 2030년 유인 달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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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AI 규제 표준 선점 손잡았다

    미국과 영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AI 안전 분야에서 개별 국가 간 협약이 맺어지는 건 처음이다. AI 선진국들이 기술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향후 이 기술 활용과 관련된 규제 표준 또한 선도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에 따르면 두 나라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AI 기술의 안전성, 위험성 등을 평가하고 시험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하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서로 연구원을 파견해 AI 기술 및 지식 등을 교류하기로 했다. 오픈AI, 구글 등 미 정보기술(IT) 기업이 만든 민간 AI 모델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방법과 관련해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또 시험 방안이 개발되면 최소 한 차례 공동 테스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AI는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기술”이라며 “양국의 협력으로 AI 체계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얻고, 더 강력한 평가를 수행하고, 더 엄격한 지침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셸 도넬런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 또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차세대 AI 모델을 앞두고 빠르게 행동해야 할 때”라며 “협력해야만 기술의 위험에 대응하고 우리 모두가 더 편리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협력의 이면에 AI 기술 발전 속도를 앞당기고 국제 규제 기준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넬런 장관은 “AI 강국인 미국이 영국과 이 협정을 체결한다는 사실은 영국이 AI 안전 부문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MOU를 두고 AI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사진)의 야망이 담겼다고 평했다. 최근 세계 각국은 AI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 11월부터 스마트폰으로 특정인의 얼굴을 인식해 그의 성적 취향을 분류하거나, 개개인의 소득과 사회적 지위 등을 점수로 매기는 인권침해적 AI 서비스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인간 수준의 사고 능력을 지닌 ‘범용 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개발하는 기업은 내년 5월부터 당국의 철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또한 최근 AI 콘텐츠에는 반드시 AI가 콘텐츠 작성자라는 점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라는 방침을 내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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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시진핑과 139일만에 통화… 美 “북러 협력-北 도발 우려 전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한국 총선,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및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 등을 제어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해 11월 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면 회담을 한 지 139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을 치르며 국제사회에서 전선 확대를 경계하고 있고, 시 주석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최근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같은 통상 분쟁부터 한반도, 대만해협 등의 긴장 고조까지 양국 갈등이 더 번지지 않도록 관리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만해협,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미 전장이거나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지역들이다. 백악관은 통화 전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노력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러시아와의 경제·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를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필리핀은 11일 미 워싱턴에서 사상 첫 3국 정상회의를 갖고 남중국해 공동 순찰 등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반도체 규제를 단행할 가능성도 예고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일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범용(legacy) 반도체 장악을 막기 위한 공급망 협력에 합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최첨단 분야는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이 앞서지만, 범용 분야에선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양국 고위급 교류 재개, 군사소통 전면 복원 등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미 하와이에서 양국 해상 충돌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해상군사안보협의체(MMCA)’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6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회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미 대선에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시 주석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으로 사칭한 수백 개의 중국 정부 연계 소셜미디어 계정이 바이든 대통령을 ‘사탄에 물든 소아성애자’로 비방하는 등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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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난에 심판받은 ‘21세기 술탄’… 튀르키예 지방선거 與 참패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국민 결정을 존중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이스탄불에 새 시대가 열렸다. 평화, 민주주의 속에 숨쉴 것이다.”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 지난달 31일 치러진 튀르키예(터키) 지방선거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최대 도시 이스탄불, 행정 수도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서 참패했다. 지난해 5월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하며 최장 2033년까지 장기집권의 길을 연 ‘21세기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70)이 2003년 집권 후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당의 참패 요인으로 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67%에 달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만성적인 경제난, 지난해 초 대지진의 더딘 복구 속도, 반대파 탄압으로 일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대한 반발 등이 꼽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 직전 ‘정계 은퇴’까지 시사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돌아선 민심을 붙잡지 못했다. 특히 이스탄불 시장 연임을 확정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53)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2028년 대선에서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 ‘경제난 심판’ 못 피한 에르도안 국영 TRT방송,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1일 대부분의 개표를 마친 가운데 CHP 소속 후보들은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부르사, 안탈리아 등 5대 도시 시장 선거에서 모두 AKP 후보를 이겼다. CHP의 전국 득표율 또한 37.2%로 AKP(35.6%)를 앞섰다. 특히 총인구 5분의 1인 약 1600만 명이 거주하고,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담당하는 이스탄불 시장 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외곽에서 출생했고, 이곳에서 시장을 지냈다. 이에 그가 ‘정치적 고향’에서 승리하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였지만 이마모을루 시장이 51.1%를 얻어 무라트 쿠룸 AKP 후보를 약 10%포인트 차로 눌렀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10개월 전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종신 집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물가, 리라 가치 급락, 고실업 등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자 민심이 빠르게 돌아섰다. 에르도안 정권은 집권 내내 핵심 지지층인 서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했다. 이로 인한 살인적 물가에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고물가를 잡기는커녕 고금리에 취약한 서민 불만만 되레 높아졌다. 지난해 초 남동부에서 발생한 강지진도 반(反)에르도안 여론을 키웠다. 원래 에르도안 정권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었지만 졸속 경제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내진 설계가 부실한 건물의 공사 승인을 남발한 것이 지진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 ‘대항마’ 입지 굳힌 이마모을루 선거의 최대 승자로 이마모을루 시장이 꼽힌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1일 시청 앞에서 지지자를 향해 “새 시대가 열렸다”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로이터통신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이마모을루 시장의 공통점에 주목했다. 둘 다 이스탄불 시장을 지내며 전국적 정치인으로 발돋움했고 젊은 시절 축구 선수였다. 정치적인 이유로 받은 징역형 선고가 열성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진 점도 같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시장 시절인 1997년 튀르키예 극우주의자의 시를 낭송해 종교적 증오를 부추겼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고 4개월을 복역했다. 이마모을루 시장 또한 2019년 첫 시장 선거 당시 반대파를 ‘바보(fools)’로 칭해 1심에서 2년 7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했고 아직 항소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에르도안 정권이 항소법원의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마모을루 시장에게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이 같은 정치적 이력을 바탕으로 2028년 대선에서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선거의 압도적 패배로 2028년 대선에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위태롭게 됐다. 로이터는 “이번 선거는 튀르키예의 분열된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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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탄불 시장에 야당 이마모을루 재선 성공…‘에르도안 대항마’로 급부상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치러진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53)이 재선에 성공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이스탄불에서 다시 한 번 집권 정의개발당(AKP)을 꺾으면서 차기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도전할 대항마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마모을루 시장은 개표율 90% 기준 과반 이상의 득표율을 얻으며 AKP 소속 무라트 쿠룸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1994년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이스탄불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탈환하고자 했지만 결국 한 번 더 야당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1일 새벽 시청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이스탄불은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스탄불은 그 일을 끝냈다”며 “아침이면 우리는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고 밝혔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건설업을 운영하던 집안에서 태어나 이스탄불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가업에 몸을 담던 이마모을루 시장은 2008년 CHP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이스탄불 베일릭두주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슬람 수니파지만 실용적이고 세속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그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건 2019년 3월 이스탄불 시장 선거 때였다. 당시 이마모을루는 AKP의 2인자였던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와 맞붙었다. 결과는 0.2%포인트 앞선 이마모을루의 승리였다. AKP는 이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를 무효화했다. 하지만 이마모을루 시장은 그해 6월 치러진 재선거에서도 8%포인트 앞서며 더 큰 승리를 거뒀다. 1994년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스탄불 시장 당선 이후 AKP가 25년간 석권했던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더욱이 이번 재선 승리로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만 AKP를 사실상 세 번 꺾은 정치인이 됐다.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르면서 견제를 받기도 했다. 2019년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무효화한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바보들(idiots)”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법원은 공무원 모욕죄를 적용해 징역 2년 7개월형을 선고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즉시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아직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항소법원 결정에 따라 향후 이마모을루 시장의 정치적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마모을루 시장이 걷는 길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 명 다 흑해 동부 지역 출신이며, 젊은 시절 축구 선수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이스탄불 시장을 지내며 전국적인 정치인이 됐고, 법원 판결로 정치적 견제를 받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시장 시절인 1997년 연설한 내용이 종교적 선동을 한다며 징역 10개월 형을 받은 바 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시장 시절 이마모을루 시장이 당시 운영하던 미트볼 식당에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마모을루 시장은 “그가 시장으로 취임한 첫 달에 그는 우리 식당에서 미트볼을 먹었다”며 “나는 그의 돈을 받지 않았고, 그가 살아있는 한 그 청구서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이마모을루 시장의 차기 대통령직 도전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메트로폴의 오제르 센카 대표는 “(이번 선거가) 어떤 식으로든 취소되지 않는다면 2028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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