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이르면 16일 우크라 침공 가능성… 키예프 급습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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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에 “공격땐 엄청난 피해”
러 “날짜 적시하며 거짓 소문” 반발

러시아가 이르면 16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밝혔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40여 일 만에 성사된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담판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은 폴란드에 미군 3000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푸틴 대통령과의 62분간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러시아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에 제시한 군축회담 등 외교적 해법도 제시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며 “두 정상은 양국이 향후 며칠간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이와 관계없이 러시아는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PBS방송과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이르면 16일 러시아의 물리적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급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틴

반면 러시아 정부는 “미국이 침공 날짜까지 적시하면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미-러 정상 통화 결과를 설명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둘러싼 (서방의) 긴장 증폭이 조직적으로 진행되면서 히스테리가 극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美 “러 우크라 침공, 미사일-사이버 공격으로 시작할 것”

‘16일 침공설’ 구체적 내용 공개
러의 위장전술 가능성까지 흘려


미국이 러시아가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첩보를 유럽 각국에 전달하는 등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관한 정보를 속속 공개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는 첩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았던 미국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의 모든 군사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고 경고해 침공을 막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과 사이버 전쟁, 해킹 등 ‘정보전의 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11일 보도한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방 정상들에게 16일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언급했고 미사일 공습과 사이버 공격으로 공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20일 폐막하기 전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첩보를 공개했다. AP통신과 텔레그래프 등은 미 정보당국이 통신 감청, 인적 첩보망(휴민트) 등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얻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12일 러시아가 빠르면 다음 주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위장 전술(false flag)’에 나설 수 있다는 정황을 미국이 포착했다고 전했다. 공격자의 국적을 허위로 꾸며 실제 공격 주체를 속인 뒤 벌어지는 사태를 선전 선동에 이용하는 전술을 말한다. 서방 관리들은 이런 첩보가 러시아의 침공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이 첩보에 대해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는 없다”며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과 관련해 너무 많은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첩보가 오히려 러시아에 침공 위협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16일 침공 첩보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관계자 역시 “아직 그 첩보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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