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자” 노조 부위원장 파업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18일 11시 26분


정부 긴급조정 거론에 내부 결속 다지기
“코스피 시원하게 빼봅시다” 노조원 발언도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아일보DB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동아일보DB
타협점을 찾지 못 하는 삼성전자 노사를 향해 정부가 ‘긴급조정’ 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외부 압박이 커지자 노조 측은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송이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전날 노조 조합원이 모인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고 발언했다. 노조원들의 파업 동참을 촉구하며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노조 지휘부)가 책임진다”며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부와 사측이 ‘긴급조정’을 거론하며 노조를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 김민석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삼성전자 노사의 대화를 통한 타협을 촉구하면서도, 사태가 심화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같은 날 사측 또한 노조와의 비공식 대화를 통해 “긴급조정, 중재로 이어질 경우 노조가 힘들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이 다시 시작되고, 이마저 결렬되면 중노위원장의 판단에 따라 중재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 중재위에서 나온 중재안은 단체협상과 같은 효력을 가져 노사가 무조건 따라야 한다. ‘노조가 힘들 수 있다’는 사측의 발언은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결국 노조가 원하는 바를 얻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가 긴급조정 카드를 매만지고 사측이 타협안 수용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노조 지휘부가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은 내부 결속력 다지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부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 노조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목표인 코스피 5000 달성하게 해드리겠다”, “코스피 시원하게 빼봅시다” 등 노조원들의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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