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이미 최소 250억 달러(약 37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붕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무역로 차단으로 수십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항공 부문에서 150억 달러 손실이 발생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 5억4500만 달러, 일반 소비재 부문에서 2억4100만 달러, 크루즈·해운 부문에서 1억3600만 달러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 유럽, 아시아에 상장된 기업들이 분쟁 발발 이후 발표한 기업 실적 자료 등을 검토해 보면 최소 279개의 기업이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생산량을 줄였다.
이외에도 일부 기업들은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일시 해고했다.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거나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기업들에 가장 큰 혼란을 야기했다.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빠른 기간 내 이뤄질 것 같지 않아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기대감도 낮추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월풀의 마크 비처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산업 침체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고 다른 침체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비처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교체하기보다는 수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다.
분석가들은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가격 결정력이 약화되고 고정 비용 부담은 커져 2분기 이후 수익 마진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이미 취약한 소비자 신뢰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또한 프록터앤갬블(P&G), 말레이시아 콘돔 제조업체 카렉스, 도요타 등 여러 기업들이 분쟁이 3개월째 접어들면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일본 도요타는 43억 달러 규모의 타격을 예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봉쇄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쟁 이전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이다. 해협 폐쇄는 운송 비용을 증가시키고 원자재 공급을 압박하며 상품 흐름에 필수적인 무역로를 차단했다.
로이터는 “비료, 헬륨, 알루미늄, 폴리에틸렌 등 주요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기업은 항공사들이며,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의 손실을 입었다. 제트 연료 가격은 거의 두 배로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 타이어 제조업체 콘티넨탈은 유가 급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2분기 최소 1억 유로(약 1743억 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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