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이제 막 시작한다면
절반은 예금과 우량 채권을 담고
성장주, 배당주에도 고르게 투자
타이밍 예측 말고 시점 분산해야
Q. 한 60대 주부는 애써 모은 돈을 잃을까 걱정돼 평생 예·적금만 들며 자산을 관리했다. 하지만 최근 곳곳에서 ‘주식 투자로 재미를 봤다’라는 얘기가 들려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동시에 ‘지금 들어가면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는 걱정도 여전하다. 위험을 가능한 한 줄이면서도 정기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으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박경희 SC제일은행 여의도중부지점 부장A. 중동 전쟁에 흔들렸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최근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고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빅테크를 선두로 한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정보기술(IT)과 유틸리티(전력·인프라) 기업들이 실적을 증명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기업들의 성장이 뒷받침되고 있는 지금의 상승 국면은 더 이상 실체 없는 거품이라 할 수 없다.
각국 금리 차가 벌어지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호재일 수 있다. 미국의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아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사이 노르웨이나 호주 같은 일부 국가들에선 중앙은행이 이달 들어 기준금리를 올렸고,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 역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달러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는 주식 같은 위험 자산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된다.
동시에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며 인플레이션은 예고된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대 정기예금에만 자금을 묶어두는 것은 현금 가치가 서서히 녹아내리는 ‘보이지 않는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처음부터 무리하게 투자할 필요는 없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이들은 원칙을 잘 세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산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 것(자산 배분)과 투자 시점을 나누는 것(시간 분산)이다. 가령 60대에 투자를 시작하는 주부가 1억 원을 투자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우선 절반은 예금(30%)과 우량 채권(20%)으로 분산하는 것이 좋다. 예금은 수익성이 높진 않지만 심리적 안정감을 주면서 우발적인 선택을 막아준다. 또한 만기가 짧은 달러 기반의 채권을 잘 활용하면 금리 변동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내 30%는 안정적 배당을 쌓을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한다. 배당을 꾸준히 늘리면서도 성장성을 동시에 보이는 기업들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매월 연금처럼 현금 흐름을 만들면서 장기적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AI 확산으로 주목받는 전력 인프라 기업들 역시 과거에는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방어주 성격이 강했지만, 이제는 전례 없는 실적과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도 물론 필요하다. 개별 종목 대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같은 대표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나 나스닥 등 미국 기술주 비중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때도 시장 타이밍을 함부로 예측하지 않고 매달 일정 금액씩 적립식으로 나눠 투자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지루함을 견디며 시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 변동에 일희일비하는 타이밍 싸움이 아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투자가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의 구루로 불리는 워런 버핏도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옮기는 도구”라고 했다. 안정과 성장의 균형을 찾고 투자를 오랜 시간 이어간다면 위험을 낮추면서도 정기예금보다 더 쏠쏠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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